[기자수첩] 얼어붙은 증시, 100% 외부 탓할 수 있나

입력 2022-06-29 14:43 수정 2022-06-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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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그 정도면 귀엽지.” 3000포인트(P)를 노렸던 코스피가 2300P까지 떨어지자 최근 지인들과의 인사가 바뀌었다. ‘안녕’ 대신 ‘수익률’을 묻는다. 만날 때마다 누가 더 많이 잃었는지 불행 올림픽이 열린다.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심심한 위로가 쏟아진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주요국의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 여러 문제가 겹치며 우리 증시는 그야말로 ‘복합 위기’다. 증권사 계좌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올해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삼성전자는 6개월 새 7만전자와 6만전자의 수식어를 반납하고 5만전자로 내려왔다. 주가 추이를 보면 4만전자를 찍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2, 3번째로 많이 매수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52주 최고가(46만50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으며 카카오는 52주 최고가(16만5500원)의 1/3 수준이다. 바닥을 모르는 추락에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손절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두 종목은 순매수 순위가 밀려 각각 15위, 8위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투자자의 눈은 기업에 쏠린다. 자사주 매입을 기대하면서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월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2조21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108억 원)보다 늘었다. 하지만 투자자가 안심할 순 없다. 자사주 취득이 주가 부양으로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사주를 매입해 이를 소각해야 주주 가치가 제고되는데 우리 상장사들은 자사주를 산 뒤 기간을 두고 시장에 내다 팔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코스피 상장사의 총 자사주 취득 예정 주식 수는 2억8000만 주고, 처분한 주식 수는 1억6000만 주다.

오늘날 투자자들의 결정은 더욱 무거워졌다. ‘자사주 매입’ 공시도 우리나라에선 결코 호재가 아닌 이유에서다. 더욱 꼼꼼히 따져보고 그에 따른 파장을 다방면으로 예상하고 투자해야 한다. 자사주를 비롯해 핵심 부서의 물적분할 후 상장 등과 같은 기업들의 꼼수는 단기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지갑을 닫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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