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폭 커진 수도권 아파트값…매수세 실종

입력 2022-06-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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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충격 확산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금리 상승으로 늘어난 이자 부담에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추락하며 금이 가고 있다. 강세를 보이던 강남지역은 매물이 쌓이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고, 서울 외곽지역은 대부분 집값 하락을 기록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고, 지난주(-0.01%)보다 하락 폭도 커졌다.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당분간 아파트값 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서울 25개 구 가운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작년보다 오른 곳은 서초(0.57%), 강남(0.32%) 등 강남 핵심지역과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0.39%),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큰 동작구(0.04%)와 양천구(0.01%) 등 5곳뿐이다. 나머지 21개 구는 누적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마포구 A공인 관계자는 “주말 내내 매수자들의 문의 전화를 한 통도 못 받았다”며 “가뜩이나 역대급 거래 절벽 속에 글로벌 국가들의 금리 인상과 금융시장 불안 소식이 전해지자 싼 매물을 기다리던 매수 대기자들마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1∼4단지 3885가구 가운데 올해 매매 실거래가 건수(신고 공개 건수 기준)가 2건에 불과하다.

강남권인 송파구 잠실 일대도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엘스·리센츠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일반 매물(25억 원)보다 최고 2억 원 이상 낮춘 22억∼23억 원짜리 급매물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앞서 그나마 팔린 것들도 최고가 대비 2억∼3억 원 이상 가격을 낮춘 것이다.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 1, 2위를 기록한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도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는 작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설과 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로 '영끌족' 등이 몰리며 아파트값이 각각 24.51%, 22.54% 뛰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상승률(8.02%)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약세로 반전돼 지난주까지 인천이 0.33%, 경기가 0.41% 각각 하락했다. 서울의 누적 하락률(-0.13%)을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 의왕시 삼동 B공인 관계자는 “GTX 호재가 단기간 아파트값에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형성된 거품이 빠지고 있다”며 “최근 시장 열기가 식으며 일부 급매물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선을 전후해 재건축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는 분당·일산 등 일부 1기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늘어난 데다 금리 인상과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며 수도권 주택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해 이들 지역은 과도하게 집값이 올랐고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조정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나 실수요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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