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의 국내물가 영향 점검’을 통해 환율의 물가전가율 추정 결과를 이용해 산출한 환율의 물가상승 기여도는 올해 1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의 약 9% 정도(0.34%포인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환율의 물가전가율은 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을 의미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의 물가전가율은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높아져 지난 1분기 현재 0.06 정도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환율의 물가전가율 상승은 코로나19 위기 회복 과정에서의 글로벌 공급병목과 전반적인 물가오름세 확대 등으로 기업의 가격 전가 유인이 2010년대 중후반의 저물가 시기보다 높아진 데 기인하는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최근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장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로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환율 상승기(2020년 12월~2022년 5월) 중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과 속도는 각각 183원과 0.51원/일로 과거 상승기에 비해서는 작고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만 보면 환율 상승 속도가 1.15원/일로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기 중에서 가장 빠른 모습이다.
한은은 “최근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상승기와 달리 수요와 공급 요인 모두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향후 환율 상승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에 미치는 영향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