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비트코인 채굴 금지 초읽기...미국 최초 법안 통과

작업증명 채굴, 에너지 소요 많아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계속 쓸 경우 에너지 전환 불가능
금융 서비스 접근성 저해되는 등 부작용도 우려

▲미국 달러화 지폐를 배경으로 비트코인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비트코인 채굴 작업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 주의회에서 비트코인 채굴 작업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법안은 뉴욕주지사의 서명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작업증명 방식의 가상화폐 채굴 작업을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업증명 채굴은 정교한 장비가 필요할 뿐 아니라 많은 전기가 필요한 비트코인 채굴법이다.

이날 주의회 상원에서는 의회 지도부가 결정을 못하고 있던 일부 상원의원들을 설득하면서 막판에 법안 통과가 성사됐다.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된 배경에는 뉴욕의 에너지 전환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뉴욕은 기후 리더십 및 지역사회 보호법에 따라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85% 감축해야 하는데, 가상화폐 채굴 작업에 사용되는 화석 연료 기반의 전기 에너지가 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페리안 보링 미국 디지털상공회의소 회장도 “최근 이 법안에 대한 지지가 급증한 것은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국면과 관련이 깊다”며 “작업증명 채굴 작업은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점을 만들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안 지지자들도 가상화폐 채굴에 쓰이는 전기를 화석연료로 공급하는 기업들을 단속함으로써 주의 탄소발자국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2년간 작업증명 채굴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한 기업 허가를 갱신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신규 진입자도 사업 진출에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링 회장은 “글로벌 금융 서비스와 기술의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미국에 중대한 후퇴를 가져오는 결정이 될 수 있다”며 “법안 통과로 일자리가 줄고, 많은 사람들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뉴욕은 블록체인 기술 인프라를 금지하는 최초의 주가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시장의 38%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전역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은 주지사가 승인하는 즉시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