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돼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켰지만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다른 전망이 나왔다. 엔·달러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도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어서다.
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최근 엔화 약세의 배경과 우리 수출에의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전망 기관들은 올해 중 엔·달러 환율이 120엔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서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0.1% 수준으로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고 소비와 투자를 확대시키기 위해 양적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엔화의 공급량을 증가시키면 엔화의 가치가 절하하는 '엔저(低)'로 이어져돼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정처는 최근 엔화 가치 하락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예정처는 "최근 엔·달러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3월 엔화 가치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우리나라 3월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의 양호한 실적에 기반해 역대 최고 월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간 수출 경쟁 양상이 완화되고 있어 일본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정처는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수출경합도는 2007년 36.7%에서 2016년 39.1%로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도요타, 아사히 유리 등 주요 기업의 생산기반 해외 이전으로 과거 대비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증가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도 나왔다.
예정처는 "일본 엔화 환율과 우리나라 수출 간 상관관계 분석 결과 연계성이 낮아지고 있어 엔·달러 환율 상승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엔·달러 환율 상승 시 수출증가율이 하락하는 연계성이 존재했지만, 2010년 이후 그러한 연계성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예정처는 환 변동성 확대, 산업별 영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글로벌 물가 불안, 미 연준의 긴축적 통화기조 등으로 주요국의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져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기계, 자동차, 플라스틱 제품 등의 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출 차질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