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찾는 공고 수 39.2% 늘 때, 지원량 0.8%↓
“가게를 운영하면서 이렇게까지 알바 구하기가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4월에는 알바 공고를 올려도 면접을 보러오는 친구들이 없어서, 알바 플랫폼에 한달 동안 유료 광고를 썼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숯불 닭갈빗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알바 구인난’이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곧 알바생 2명이 다음 달 그만두기로 해 새로운 알바를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다. 법정 최저시급인 9160 원보다 훨씬 높게 시급을 높여도 면접을 보러 오는 친구들이 없다.
A 씨처럼 아르바이트 구인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업계의 상황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아르바이트·취업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알바 공고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2%나 늘었지만, 지원량은 같은 기간 1.3%밖에 늘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지원 공고 수는 39.2% 늘었지만, 지원량은 오히려 0.8%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 보다 알바 직원을 찾는 사장은 많아졌지만, 알바를 하려는 사람은 적어진 것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4월 알바를 찾는 공고 수는 2020년 대비 154.7%, 2019년 대비 42.2% 늘었다. 하지만 지원량은 2020년 대비 16.4% 감소했고,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4%로 찔끔 늘었다.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며 수요가 급증한 야간 알바 역시 인력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4월 알바 천국에 등록된 야간 알바 공고 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 기간 대비 83.6%나 늘었지만, 지원량은 10.3%가 느는 데 그쳤다.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공고 수는 165.4% 늘었지만, 지원량은 8.4% 줄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자 인건비 부담은 커졌다. A 씨는 “일산의 경우 스타필드 입점 매장에서 1만 4000원~5000원 씩 시급을 주다 보니 (젊은 친구들이) 다 그쪽으로 간다. 저희 같이 동네 장사 하는 사람들은 그 시급을 맞춰 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 모 사장은 “알바생에게 시급 1만 2000원씩 주고 있다”면서 “일 잘하는 친구를 쓰려면 이 정도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알바 구인난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먼저 알바를 하던 20대 청년들이 배달이나 청소·교육·물류 센터 등 플랫폼 노동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 실태에 따르면 플랫폼에 긱워커는 220만 명에 달한다.
실업 급여나 청년 지원금 등 각종 정부 지원이 두터워지며 알바를 하지 않는 청년들도 늘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B(26) 씨는 “대학교 1~2학년 때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하지 않았다”면서 “주변 친구들도 요즘은 청년 수당 같은 것도 많고 취준하느라 바빠서 알바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20대 인구 감소와 부족한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신규 유입도 원인으로 꼽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노동자 증가나 인구 감소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근본적으로 노동에 대한 MZ세대의 가치관이 변화했고, 지난 정부에서 지원금등 각종 현금성 복지가 늘면서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