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름값 급등으로 인한 이동 수요 하락이 원인
거리두기 종료로 회복 전망…유류세 인하 체감이 변수
지난달 국내에서 소비된 휘발유 소비량이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폭등한 기름값과 더불어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3월 휘발유 국내 소비량은 588만8000배럴을 기록했다. 575만1000배럴로 종전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 3월 이후 2년 만에 다시 최저치를 찍었다.
휘발유 소비량이 급감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기름값이 급등하고 있는 탓이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3월 평균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1937.4원을 기록했다. 전월 동기 13%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로 비교하면 28%나 올랐다.
휘발유 소비량은 지난해 12월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812만2000만 배럴까지 급등하며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상승하는 기름값에 반비례하며 1월 737만3000배럴, 2월 631만3000배럴로 단계적 하락했다.
실제로 휘발유와 함께 가격이 급등한 경유 소비량 역시 지난해 12월 1629만2000배럴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지난달 1253만6000배럴로 급락했다.
특히 3월에는 코로나19가 급격하게 재확산하면서 일시적으로 이동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16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62만1328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3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기는 등 가격이 크게 올라 자가용 운전자들이 소비를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주유소에서 재고 확보를 지연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이달부터 다시 휘발유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내달 1일부터 시행될 유류세 추가 인하의 가격 안정 효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일상회복으로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유가 하락이 받쳐준다면 휘발유 수요가 다시 늘 것”이라면서도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수요회복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