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증권선물인 마라톤대회를 보름여 앞두고 취소했다. 공공기관 지정 이후 예산지출이 보류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회참가자 모집 등 여러 준비를 해오던 업계는 공공기관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관의 악습부터 행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이 달 14일 개최할 예정이던‘4회 증권선물인 마라톤대회’를 취소했다”며 “공공기관 지정 이후 예산지출 관련 보류상태가 되면서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선물인 마라톤대회는 올해 4회째로서 증권사와 선물사, 자산운용사와 관련 유관기관 직원과 가족들까지 참가하는 증권선물인들의 연례행사다. 지난해 1만7000명이 참가했고, 올해에도 약 1만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마라톤 이외에도 가족 참여 프로그램과 자선행사 등을 통한 자선단체 기부 등 여러 행사가 준비돼 있었다.
거래소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올 초부터 회원사와 유관기관에 관련 공문을 보내며 대회 준비를 해 왔다. 참가 인원 접수와 회원사 후원과 협찬 등을 각사 관련 부서와 함께 준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후원비 문제로 일부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거래소의 “증권.선물업 종사자의 위상과 자긍심을 높이고, 국가적 경제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는 취지에 적극 협조했다.
문제는 대회 보름여를 앞두고 일방적인 취소 통보에 업계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금융 불안 해소 지연과 함께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인한 여의도 둔치 일대의 공사 진행으로 부득이 대회를 취소했다는 안내문에는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회를 추진할 때는 공문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참여를 독려하더니 취소할 때는 금융 불안 해소 지연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며 "행사 추진 명분과 취소 취지가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강 둔치 공사를 취소 이유로 들었는데 당초 공문에는 행사 장소가 둔치가 아닌 여의도공원이었다”며 “일방적으로 대회를 추진하더니 일방적으로 취소까지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만여명이 넘는 참가 예정자들과 대회 관련 준비를 하던 업계 관계자들은 거래소측의 납득이 가지 않는 취소 안내문 한 장에 계획과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 이후 탁상행정과 편의 행정 위주로만 흘러갈지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