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최근 후불결제 시장에 진출한 빅테크 견제에 나섰다.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빅테크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20일 여신협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소액후불결제, 선구매후결제(BNPL)를 운영하는 전자금융사업자의 신용결제에도 신용카드사와 균형을 맞춰 ‘동일기능ㆍ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해 달라는 내용의 정책 개선 요청사항을 제출했다.
지난달 30일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에 이어 토스가 후불결제(BNPL) 서비스를 시작했다. 만 19세 이상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후불결제 서비스는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오픈 한 후 가맹점과 사용자 규모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4월 국내 빅테크 중 가장 먼저 후불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를 출시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후불교통, 후불결제 서비스를 포함한 소액여신 사업을 추진 중이다. 후불교통은 지난해 12월 15만 원 한도로 출시했고, 후불결제는 내년 오픈할 예정이다.
BNPL은 현금 없이 일단 구매하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후지불' 서비스다.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해 소비자별 한도액을 산정한다.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통해 월 최대 30만 원 한도로 영업을 허용 중이다.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거나 소액 단기 신용대출이 필요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주부 등 씬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가 주요 대상이다. 후불결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 고객 락인(Lock in·고객 묶어두기) 효과가 크다.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 유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카드 업계는 전자금융업자와 금융회사의 형평성을 위해 리스크 관리 및 수수료 등 동일 규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 규제를 강하게 받고 있지만 동일한 기능의 후불결제 서비스의 경우 이에 대한 규제가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카드 업계는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이 가운데 빅테크가 금융시장에 계속 진출하면서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결제 시장 주도권까지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한편, 카드사들은 인수위원회에 △은행·증권사처럼 입·출금 계좌 개설 △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의 정보공유 범위를 빅테크의 비(非)금융정보로 확대 △카드사가 종합 지급결제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도록 종합지급결제사업 영위 허용 △카드수수료 체계 구조적 문제점 개선 등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