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에 산업계 '희비' 엇갈려

입력 2009-03-03 15:37 수정 2009-03-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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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항공·식품업계 '울고', 전자·자동차업계 '웃고'

원·달러 환율이 1600원선에 육박하는 등 연일 급등하면서 산업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원자재 수입이 많은 정유·항공업계 등은 환율 급등으로 연일 대책마련에 분주한 반면 전자·자동차업계 등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상승으로 웃음을 짓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을 1200원대로 예상했지만, 현재 환율이 1600원대를 향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달러 수입 대비 지출이 약 20억달러 정도로 많아 달러당 10원 오를 때마다 약 200억원의 환차손을 입었다. 다만, 올해는 달러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유가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하락해 달러 지출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자금기획팀에서 지난해 환율 위기 당시부터 외환시장의 동향에 촉각을 기울이며 매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78억원의 환차손을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본사가 지급할 달러 중 68%를 계약 시점 환율에 맞춰 지급하는 환헷지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반 비용절감과 매출증대 노력, 특히 해외영업을 적극 독려하여 환율 상승으로 인한 해외 관광객의 국내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달러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매출의 50% 이상을 수출로 달성했던 정유업계도 환율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유사들이 현재 안고 있는 순외화부채는 80억 달러 규모로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8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익이 발생하는데다 원유수입 대금 등에 대한 이자비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수직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환율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의 환율 급등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체 방안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료 수입량이 많은 제분업체 등 식품업계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원맥(밀가루), 원당(설탕) 등 식품 원료를 수입하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경영계획 수립시 올 한해 평균 환율을 1200원으로 책정했으나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내부적으로 큰 고민에 빠진 것. CJ제일제당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 마다 100억원의 손실을 입게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전사적인 원가절감을 단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확실하게 수익성이 검토된 부분에만 투자하고, 과열한 판촉이나 덤 주기 마케팅 등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재재구입 부담이 늘어났다.

한편 환율 상승이 반가운 곳도 있다. 전통적인 수출 업체인 현대차 등 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도 환율이 낮은 것보다는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출이 주력인 전자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최근 환율이 널뛰기를 하고 있어서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LG전자 관계자는 "영업이익 개선효과는 있지만 외화 차입금에 따른 환차손도 있다"며 "10원 오르면 연간 700억원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15억달러의 외환차입금에서 따르는 손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환율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회복된 상황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환율 여건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일본차를 비롯한 주요 수입차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경상수지 적자로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화점업계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 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신장세를 보이는 등 당초 예상보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전점 기준으로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7% 신장했다. 주요 상품군 가운데 명품이 71%로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백화점 명품 매장에는 저렴해진 값에 명품을 사려는 일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명품 신장률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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