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감소(decrease)의 시대

입력 2009-03-0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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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증시 첫거래일 코스피시장(2일)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국내외 금융불안감에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정부의 씨티그룹 지분 확대 등 국유화 논란과 지표 악재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1040선에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물 증가와 아시아증시들의 동반 약세, 외환시장의 불안 기류 속에 장중 1010선까지 흘러내렸다.

장 후반 낙폭을 일부 만회한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대비 44.22p(4.16%) 내린 1018.81p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함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대비 36.30원 폭등한 1570.30원으로 마감, 1998년 3월11일 기록했던 1582.00원 이후 1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내 금융시장에 깔린 극심한 불안심리를 대변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후반 한때 1596.00원까지 치솟았다가 외환 당국의 매도 개입으로 인해 1570원대로 후퇴했다.

외국인은 이날 4118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15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지속했으나 지수선물시장에서는 683계약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6천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에도 불구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170억원에 그쳤고, 개인이 406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3255억원)와 비차익거래(-2744억원) 동반 매도우위로 전체 599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금율불안감에 아시아 증시들이 대부분 급락세를 연출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3.81% 폭락한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3.86%), 가권지수(-2.88%), 싱가포르지수(-3.82%)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반면 중국 상해종합지수(0.51%)는 사흘만에 소폭 반등세로 마감했다.

경기침체 우려 및 금융 불안감..대형株 중심 고른 하락

미국정부가 한사코 부인해오던 씨티그룹의 실질적인 국유화로 인해 금융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면서 우리금융(-6.22%)과 기업은행(-5.72%), 신한지주(-5.58%), KB금융(-4.42%) 등의 은행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금융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형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경기방어주로 부각된 삼성테크윈(7.06%)의 급등 영향으로 의류정밀(5.84%)만이 올랐을뿐 전업종이 내렸고, 기계(-6.58%)와 증권(-6.06%), 비금속광물(-5.36%), 운수장비(-5.35%), 금융(-5.12%)의 낙폭이 비교적 컸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중 LED대장주 삼성전기(2.09%)와 경기방어적 성격의 LG생활건강(0.33%), KT(보합)를 제외한 전종목이 떨어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3.14%)와 포스코(-3.81%), 한국전력(-4.17%), 현대중공업(-6.20%), LG전자(-3.63%) 등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동반 급락했고, 동양제철화학(-8.64%), 대우조선해양(-8.38%), 삼성카드(-7.87%), 두산(-7.58%), 두산중공업(-7.19%), 대우증권(-6.99%), LG(-6.86%), 현대미포조선(-6.72%) 등의 낙폭이 깊었다.

외국인이 매물(-132억원)을 쏟아낸 코스닥시장은 3.72% 급락하며 350선 아래로 내려섰다.

대장주 태웅(-5.62%)을 비롯해 에스에프에이(-10.00%)와 유니슨(-9.70%), 주성엔지니어링(-9.16%), 소디프신소재(-8.32%), 동국산업(-8.10%), 인터파크(-7.92%), 키움증권(-6.68%), SK컴즈(-6.38%), 태광(-6.33%), 다음(-5.88%)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반면 셀트리온(0.83%)과 서울반도체(1.76%), 코미팜(7.65%), 에이스디지텍(2.56%), 평산(2.25%), 용현BM(2.08%), 성광벤드(1.10%), 현진소재(0.74%) 등의 시총 상위주들은 오름세를 탔다.

코스닥시장의 하락종목수가 826개에 달하는 등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개별주들이 대거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디오스텍, 바이로메드, 케이알, 피엘에이, 뉴프렉스, 지오엠씨, 아남정보기술, 네오엠텔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주목을 끌었다.

디레버리지(Deleverage) & 데크러먼틀(Decremental)의 시대

대출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차입인수(LBO) 등 빚을 지렛대 삼아 외형을 늘리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가 경기확장기에 대유행이었다면, 본격적인 경기침체기에 접어든 지금은 빚을 갚아 리스크와 덩치를 줄이는 디레버리지가 대세이다.

특히 각국에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기업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디레버리지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편 세계 금융위기의 진앙지라 할 수 있는 월스트리트에서는 '데크러먼틀(decremental)'이란 용어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에 관련된 연구보고서에 중복 사용되면서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다고 한다.

'decrement(감소)'의 형용사인 decremental이 기업들의 마진, 이익창출 능력의 감소를 표현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용어라고 보면, 신용위기의 여파가 실물경제로 온전히 이전됐음을 짐작케 한다.

투자심리가 가라앉으면서 투자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와 이익, 차입의 거품이 동시에 줄어드는(減, de~) 시대다. 투자의 귀재 워렌버핏도 거대한 마이너스(-) 시대의 물결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버크셔의 순자산 가치는 주당 9.6% 감소했으며, 이는 버핏이 버크셔 회장을 맡은 지난 44년간 최악의 실적이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투자이익이 줄어들고 주가가 떨어지는 D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 금융위기의 시계가 새벽 3~4시 정도일 것으로 추정될뿐, 과연 기다리는 동이 언제 틀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정부나 버냉키 의장조차도 금융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해야 내년에나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일 수 있다고 현재의 금융위기와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전반의 성장 거품이 충분히 빠진후 금융시장의 회복과 함께 고위험 고수익을 꾀하는 '레버리지'가 다시 활성화되고,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마친 기업들이 이익 턴어라운드 국면에 본격 진입하기까지는 '리스크관리'가 투자자에게 최고의 덕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금융전문가도 다양한 변수가 개입된 터닝포인트 시점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기간을 부득이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처럼 당장은 답답할지라도 정석 가치투자원칙을 고수하며 긴 안목에서 저평가 우량주들을 모아나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워렌버핏 또한 그러한 심정으로 바겐세일중인 진주들을 차곡차곡 주워담고 있을 것이다. 멀리 내다보는 워렌버핏이 결국 승리할 것임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알고 있다. 다만 실행에 옮기지 못할 뿐이다.

걷히지 않는 불확실성의 무게에 눌려 각국 증시들이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원/달러 환율의 역사적 천정이 뚫려버린 지금, 어느때보다 마음의 여유와 인내가 필요한 시기이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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