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빚투’ 잔치에 떠나는 개미…“국내 증시 복원력 약화”

입력 2022-04-11 15:53 수정 2022-04-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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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온 동학개미가 최근 국내 증시 탈출을 이어가면서 향후 전망에 눈길이 쏠린다. 역대급 ‘빚투’ 잔치를 벌였으나 최근 투자 대출 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개미 ‘변심’의 이유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 말 27조4000억 원 수준이던 투자자예탁금은 매달 증가세를 시현하면서 지난 1월(70조3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새로 유입되는 자금은 점차 줄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이 늘어난 수준을 보여주는 예탁금 증가율은 2020년 4분기 전년 대비 31%를 기록한 후 이듬해 2021년 1분기 74%까지 치솟았으나 2분기엔 56%, 4분기는 4%로 쪼그라들었다. 갈수록 유입되는 예탁금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된 2020년 이후 늘기만 하던 주식 거래규모가 지난해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시기와 비슷한 추이다.

아울러 신용융자 규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용융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알 수 있는 신용융자잔액 증가율은 2020년 4분기 130%에서 202년 1분기 45%로 급감한 후 4분기 6%까지 내려온 상태다.

때문에 지난해 미 연준의 긴축 예고 이후 금리가 오르자 ‘빚투’로 증시 지분을 대거 늘렸던 개미들이 투자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급 ‘불장’에 너도나도 돈을 빌려 주식판에 뛰어들었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신호탄이 되면서 금리 인상에 커진 대출금 상환 부담이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앞서 국내 가계는 코로나19 이후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 비중을 최대로 늘렸다. 지난해 한국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자산 내 주식비중(20.8%)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지난해 가계 대출 규모도 192조1000억 원에 달하면서 2020년(173조9000억 원)에 이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약 189조 원 가량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의 호황을 이끈 개미들의 매수세가 약화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미의 증시 유입이 시장 유동성을 제고하고 변동성이 하락하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했던 만큼, 반대로 개미의 탈출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복원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란 설명이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 증시처럼 대외 충격에 민감하고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시장의 경우 내국인 투자자의 적극적 시장 참여가 주가 복원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동학개미들이 어닝 시즌을 앞두고 최근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 포착된 점은 희망적이다. 이달 들어 8일까지 3조92000억 원어치를 순매수 하면서 지난달(6조5000억 원)에 이어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본격화된 어닝시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투심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 반등의 버팀목이 된 건 기업들의 실적이었던 만큼 투자자들이 1분기 ‘어닝시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예상을 상회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이어진다면 위축된 투자 심리가 개선돼 추가 랠리 기대감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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