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극장 취식불가 형평성에 어긋난다

입력 2022-04-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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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부 박꽃 기자
▲사회경제부 박꽃 기자
지난달 상영관협회가 “상영관 내 취식 허용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취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식당, 카페, 술집이 정상적인 운영으로 향해가는 가운데 유독 영화관에서의 취식에만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지적이다.

형평성 면에서 일리 있는 말이다. 식당, 카페, 술집뿐 아니다. 지난 주말 열린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한 관중들은 좌석 간 띄어앉기 없이 자유롭게 ‘치맥’을 즐겼다. 야구장이 천장이 뚫려 있는 ‘반 야외’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직접 가본 사람들은 다 안다. 좌석 간 다닥다닥 붙어 앉아 격렬하게 응원가를 ‘떼창’하는 한국식 응원 문화 안에서 취식을 하는데 비말로부터 자유로울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즐거움을 회복하려는 용기 있는 시도’라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극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상의 즐거움을 회복해야 한다. 극장은 정부의 강제사항이 아님에도 여전히 좌석 간 띄어 앉기 규칙을 지키고 있다. 혼자보다는 두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하러 오는 극장 특성상 예매 시 연석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CGV는 이 경우 일행의 옆자리를 자동으로 한 칸 띄우게 만드는 예매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극장이 밀폐된 공간이기에 취식에 더 엄격하다는 주장도 이제는 공허하다. 식당, 카페, 술집 역시 사방이 ‘전면 개방’된 경우는 흔치 않다. 오히려 정면의 스크린만 바라보고 한 방향으로 앉아야 하는 극장 특성상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식당, 카페, 술집보다 감염의 부담이 덜 하다고 볼 만한 측면도 있다. 취식 허용 시 영화 상영 전 캠페인 영상을 통해 ‘대화 자제’ 안내를 재차 내보내는 것도 당장 실행 가능한 대안 중 하나다.

취식 금지는 근본적으로 관객의 즐거움 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관은 컵라면처럼 지나친 냄새를 유발하는 음식이 아니라면 외부에서 사온 음식을 먹는 것에도 제한을 두지 않아왔다. 극장 입장에서는 통상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매점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취식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면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즐거움을 보장하는 것 또한 중요했기 때문이다.

극장업계는 18일 정부가 발표할 새로운 거리두기안에서 취식 금지가 완화되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일상으로 돌아갈 용기가 필요한 시점, 형평성에 맞는 조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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