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스타트업 간 합종연횡 바람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수합병(M&A)을 통한 스타트업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실패가 아닌 성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창업 초기 단계 M&A를 과거 대기업의 대규모 문어발식 확장과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국내 벤처 투자 회수시장에서 M&A를 통한 엑시트는 지난 2019년 금액 기준 0.5%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기업공개(IPO) 비중은 36.7%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하지만 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스타트업은 극소수다. 유효상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최근 개최한 ‘스타트업 Exit 생태계 전략연구’ 보고회에서 “지난 5년간 연평균 신규 상장기업 수는 약 72개”라며 “연평균 스타트업 창업을 약 1만 건으로 볼 때 스타트업이 꾸준히 성장해 IPO 방식으로 엑시트 할 수 있는 비중은 0.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이 자체 역량으로 IPO에 나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IPO 중심으로 엑시트 환경이 조성되면 나머지 99.3%의 스타트업은 소외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면 스타트업들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나 IPO의 길로 가도록 정책이나 생태계 조성의 초점을 맞추기보다 단거리, 중장거리만 완주하고도 엑시트 할 수 있게 해야 선순환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M&A 방식으로 엑시트하는 스타트업은 2019년 기준 0.5%에 그친다. 유 교수는 “미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 성공적인 엑시트의 상당수는 M&A를 통해 이뤄진다”며 “창업 초기 300만 달러 규모 내외의 M&A를 통한 엑시트는 대다수 스타트업이 택할 수 있고, ‘보편적이고 교과서적인 모델’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사는 최근의 트렌드를 확산하기 위해선 이들의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의 대·중소기업 관점으로 이를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조언이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한국벤처창업학회장) “과거 대기업이 승계를 목적으로 M&A를 진행한 경우가 많다보니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공정거래가 아니라는 인식이다”라며 “하지만 스타트업들의 M&A는 이들 기업의 혁신기술 및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고, 기업가치를 그만큼 인정한다고 의미인 만큼 스타트업 M&A를 대·중소기업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