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집값 떨어지는데 미분양 왜 사나

입력 2009-02-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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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 미분양주택에 대해서도 향후 5년간 양도세를 일시 면제해준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지난 1년새 떨어진 주변 집값으로 인해 미분양의 단기적 해소는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등 각종 금융혜택을 주더라도 실제 분양가 혜택은 최고 5000만원 선에 머물며 통상 2000만~300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정도 할인 폭으로는 여전히 주변 새 아파트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높아 수요자들이 선뜻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용인시 성복동에 분양한 성복자이의 경우 현재 중도금 60% 전액을 이자 후불제 방식으로 지원해준다. 하지만 아직 미분양 물량이 남은 156㎡(47평형)의 경우 분양가는 7억2700만원으로 아직 입주도 시작하지 않은 새아파트인 상현동 힐스테이트 등에 비해서도 높은 가격이다.

특히 성복동 일대 기존 아파트 유사평형보다는 무려 1억50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이라 전혀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다.

성복동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인 성복동 일대 기존 아파트는 지난해부터 1년간 12%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며 "기존 아파트 시세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인데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의 새 아파트를 사겠다는 수요자는 없다"고 말했다.

신규 아파트는 새로운 자재와 첨단 시스템으로 지어진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택지개발지구가 아닌 일반 택지의 경우 입지는 오히려 기존 아파트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입지로서의 경쟁력도 그다지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용인 성복동과 상현동에 공급된 성복자이와 상현현대힐스테이트 등은 모두 기존 단지보다 서울과 용인을 잇는 23번 지방도로가 있는 지역 중심에서 더 외곽으로 치우쳐져 있다. 용인 성복동 일대는 체계적인 개발보다 난개발이 먼저 일어난 지역인 만큼 외곽으로 치우친 단지는 그만큼 생활여건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분양가는 기존 집값보다 1억~1억5000만원 가량 높아 수요자들을 외면케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부천시 약대동에 두산건설이 공급한 약대 두산위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 아파트는 중동 및 상동 신도시 인근임을 내세우며 3.3㎡당 1370만원 선의 상동신도시 시세에 준하는 분양가를 책정해 주변 시세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 1년새 상동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5%이상 하락하며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는 등 주변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이보다 월등히 높은 분양가의 신규아파트는 '존재감'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일산신도시 인근에 새로운 주거신도시를 자처하며 2007년 분양에 나섰던 하이파크시티와 위시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두 곳은 중도금 무이자와 이자후불제를 병행하며 미분양 털기에 나섰지만 그럼에도 높은 분양가로 인해 선뜻 나서는 수요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분양 중도금 혜택 등 각종 방법을 다 사용한 후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되는 분양가 할인도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할인분양 실시 단지도 분양에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단지는 한 곳도 없다.

부동산써브 채훈식리서치팀장은 "2008년 초만 하더라도 주변 시세보다 10~15%를 웃도는 분양가 책정은 기본이었다"며 "주변 아파트가 모두 떨어지는데다 불황까지 겹쳐 가급적 집 매매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분양가를 지불하고 살 수요자들은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도 정부가 미분양에 대해 양도세 감면 혜택을 추진한 2.12대책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해소는 단기간에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지방 미분양 단지의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주택 부족현상 자체가 없는 지방에서 주변보다 20%까지도 비싼 아파트를 단지 새아파트며, 더 좋은 아파트라 설명하고 팔기는 이제 한계가 왔다"며 "획기적인 경제상황 전환 없이 미분양 단기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대구광역시 등 지방에서는 명품주의를 표방하는 삼성래미안도 25% 분양가를 내고 입주 체험을 하는 분양가 혜택 이벤트를 벌일 정도로 미분양 해결이 어려워진 상태다.

부동산써브 채 팀장은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단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활황세로 돌아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거품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일어나서도 안된다"며 "미분양 해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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