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물류 중심 대비 착수
반도체ㆍ전자업계, 이미 공급망 다변화
정유ㆍ화학업계, 국제유가 하락 요인 예의주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진입을 명령했다는 소식에 산업계도 원자재 수급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22일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완성차, 정유 등 국내 산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수급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처하고 있다.
먼저 완성차 업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탓에 간접적인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생산하는 기초 화학 소재 대부분이 국내 완성차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물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할 수 있어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 시장이 경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원자재와 부자재 문제보다는 물류 문제를 중점으로 두고 대비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반도체 업체는 공정에 필요한 일부 희귀가스(네온ㆍ크립톤ㆍ크세논 등)의 경우 우크라이나 수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업체의 경우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수급 발생 피해를 대비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소재를 우크라이나에서만 받는 것은 아니므로 공급망 다변화가 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깜짝 이슈가 아니라 지속해서 나왔던 터라 충분히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는 만큼 정유ㆍ화학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유가는 21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평균 95달러를 기록했다. WTI(서부텍사스유) 선물 가격은 93.86달러로 한 달 전 81.22달러보다 15.6% 올랐다. 4월물 브렌트유는 96.28달러로 한 달 전보다 15% 상승한 12.56달러를 기록했다.
단순하게 보면 국제유가 급등은 정유사엔 긍정적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오르면서 정유사의 재고 평가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반대로 원유 가격이 조정될 경우 오히려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손해를 떠안을 수 있다.
화학업계는 고유가로 원가 부담이 커진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가격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22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전월 대비 51.54% 오른 1톤(t)당 829.13달러를 기록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위기가 고조되면서 나프타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상황”이라면서 “갈등의 빠른 종결, 이란 핵 협상 결과 등 유가가 안정될 수 있는 요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