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금융 트리거 지속… 짙은 안개 속 안전운행

입력 2009-02-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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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스피시장이 증폭되는 금융불안감에 1100선을 이탈하며 급락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19일)는 개장 초만 하더라도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반등이 시도됐으나 실업수당, 제조업지수 등 투자심리를 싸늘하게 만드는 부진한 경제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은행주와 기술주들이 급락하면서 다우지수가 6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지수가 1%대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1095.25p로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두달여간 유지해온 박스권 밴드 이탈에 따른 실망매물 출회와 외국인 기관의 매도공세로 수급이 악화되고 원/달러 환율마저 1500원을 돌파하면서 낙폭을 늘려나갔습니다.

장 후반 연기금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낙폭을 일부 만회한 지수는 전일대비 41.15p(-3.72%) 급락한 1068.95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3589억원 순매도로 9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고수했고 기관도 218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연기금(+1331억원)과 개인(+3436억원)이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낙폭을 일부 줄이는데 그쳤습니다.

프로그램은 닷새째 계속된 외국인의 선물매도(-1748계약) 공세 속에 차익(-924억원)과 비차익(-1048억원) 거래 모두 매도우위를 보이며 전체 197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증시들이 하락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유럽은행들의 유동성 위기 우려에 따른 은행주들의 급락과 함께 1.87% 내린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2.49%), 가권지수(-2.03%), 싱가포르지수(-2.11%) 등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한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정부의 정유화학 및 경공업체 지원 소식에 1.54% 반등 마감했습니다.

수주 취소 불안 조선株, 신용 우려 건설•은행株 급락

글로벌 경기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신용경색으로 선박금융까지 위축되면서 해외선주사들이 국내 대형 조선사들에 발주했던 선박 건조계약의 취소, 선박 인도시점 연기 요청 건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벌크선 두척에 대한 발주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이스라엘 해운선사인 짐 인터그레이티드 시핑 서비스사(社)가 삼성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에 선박 인도시점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트너 관계상 협상에 응할 수 밖에 없는 국내 조선사들의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9.02% 급락한 것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13.25%), 삼성중공업(-10.20%), 현대미포조선(-8.27%), STX조선(-6.54%), 한진중공업(-6.37%) 등의 조선주들이 실적 불안감에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美증시가 금융주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는 소식에 하나금융지주(-6.44%)와 신한지주(-5.18%), 기업은행(-6.10%), 우리금융(-5.16%), KB금융(-3.36%) 등 은행주들이 동반 급락했고, 하이닉스(-5.40%)와 삼성전자(-2.71%), LG전자(-5.17%), LG디스플레이(-3.77%) 등의 대형 IT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신용위기에 민감한 건설주들에도 매물이 쏠리면서 대림산업(-8.87%)과 GS건설(-8.11%), 코오롱건설(-7.56%), C&우방(하한가), 중앙건설(-13.40%), 삼호개발(-9.27%), 금호산업(-7.38%), 현대건설(-6.19%) 등의 건설주들이 대거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업종별로는 조선주가 포진된 운수장비(-6.75%)와 건설(-5.97%), 증권(-5.83%), 기계(-5.69%), 은행(-5.59%), 운수창고(-4.49%) 등의 하락이 깊었습니다. 이날 상승한 업종은 없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중 오른 종목은 디지털 카메라사업부 분할후 변경상장된 삼성테크윈(12.40%)과 경기방어적 성격의 한미약품(3.81%), NHN(1.52%), 웅진코웨이(1.17%), LED 성장동력을 보유한 삼성전기(0.48%) 등 5개에 그쳤습니다.

그밖에 포스코(-3.70%) 등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내린 가운데 미래에셋증권(-9.18%), 한진해운(-8.88%), 동국제강(-8.47%), 현대해상(-8.18%), 두산인프라코어(-7.19%), 수입곡물 원가부담이 커진 CJ(-7.01%) 등 각업종 대표주들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하락종목수(751)가 상승종목수(103)를 압도했습니다. 코스닥시장도 사정은 같아 하락종목수(884)가 상승종목수(122) 대비 7배 이상 많았습니다.

투자대안 역할을 해주며 종목장세를 즐기던 코스닥시장은 이날 투자심리가 무너지면서 덜 빠진 죄(?)와 더불어 4.56%나 급락했습니다.

서울반도체(-8.10%)와 소디프신소재(-9.05%), 성광벤드(-6.79%), 동국산업(-11.08%), 유니슨(-9.70%), 휴맥스(-9.48%), 현진소재(-8.91%), 테크노세미켐(-14.43%), SK컴즈(-13.00%)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급락세에 휩쓸렸습니다.

반면 시총 1위 셀트리온이 보합세로 꿋꿋하게 버텼고 크레듀(5.26%), CJ홈쇼핑(3.81%), 에스에프에이(3.66%), 엘앤에프(3.07%), 용현BM(1.61%) 정도가 체면을 유지했습니다.

한편 크로바하이텍이 최대실적 달성 전망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유상증자를 발표한 유니테스트를 비롯해 가비아, 포인트아이, 유원컴텍 등이 상한가에 진입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고삐 풀린 환율 석달만에 1500원대 진입, 운송•식품•키코株 타격

원/달러 환율이 기어코 1500원대를 돌파하며 외환시장의 위기감을 높이고 가뜩이나 불황에 주눅든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감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제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가지입니다.

전고점(1525원)이 마지노선으로 아직 남아있지만 심리적 저항대인 1500원대가 뚫리며 고삐가 풀린만큼 투기적 수요가 가세하며 급등하는 것이 한가지이고, 전고점 부근까지 근접함으로써 오를만큼 올랐다는 인식과 함께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하는 것이 다른 한가지 시나리오입니다.

어느쪽이든 불안정한 투자심리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외국인이 환차익을 겨냥해 주식을 대거 매수해준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농무처럼 짙은 상태라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습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로 인해 타격을 입게되는 업종은 당연히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업종과 외화부채가 많아 원화환산 부채가 늘어나는 재무구조를 보유한 기업들일 것입니다.

해외로부터 높은 단가로 곡물을 수입해야하는 식료품주들과 원유가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해운주, 항공주들이 직격탄을 맞게되고, 고객들의 경비부담이 높아지는 여행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외화부채가 많은 전력회사와 항공사(외화시설자금대출, 외화리스 등), 수입업체(USANCE 등), 선물환매도계약을 걸어놓은 조선사와 키코계약 관련주들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악영향을 받게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환율이 급등하면 반대로 수출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의 수출경쟁력 제고, 수출대금 원화환산액 증가로 환하게 웃어야 하는게 이론상 맞지만 수출기업들의 경우도 급작스런 환율상승이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나라 통화대비 원화가치가 떨어질 경우 수출경쟁력이 향상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게되면서 소비가 함께 위축되고, 철광석 등 수입소재가격의 상승으로 판매가도 상승하면서 실제 얻게되는 득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안정적으로 오르면 수출기업들의 수지에 큰 도움이 되지만 최근과 같은 높은 환율 변동성은 기업들의 환율예측 등 외환관리 대응능력을 떨어뜨려 자칫 손실을 입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급작스런 원/달러 환율상승이 외화조달비용을 높여 기업들의 영업외손익,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요컨대, 단기간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의 수혜주를 찾기란 쉽지 않으며 환율변동에 대한 적절한 헷지(hedge)를 통해 얼마만큼 이익안정성을 확보하느냐가 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여전히 통제 불가능한 금융 불확실성..트리거 지속

매크로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할 경우 예전같으면 이미 최악을 통과했다는 인식과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 기대감으로 빠른 반등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잇단 대응책들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손발이 의회 등에 묶이면서 정책기대감이 현저히 약화되고 있으며, (자기 앞가림도 아직 제대로 못하고 있는지라) 미국이 손을 전혀 쓸 수 없는 동유럽국가들의 디폴트 위험까지 증시를 괴롭히면서 연이은 조정에도 불구 반등다운 반등이 연출되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단기간 폭락하는 패닉이 아니라 미적미적 빠지는 흐름이라 향후 글로벌증시의 반등탄력도 시원스럽지는 못할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미국 금융권의 부실에 가려졌던 유럽은행들의 위기가 동유럽 지역 경제의 몰락과 함께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피하기 어려운 체계적 위험으로 평가되는 유럽은행들의 금융위기가 무디스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과 함께 국제금융시장 대혼란(chaos)의 트리거(trigger)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주말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은행들의 국유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신용 우려감이 고조됐습니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어도 금융시장 정상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자 상원 금융위원장의 언급과 함께 마지막 카드라 할 수 있는 '국유화' 쪽으로 시선이 모아진 격입니다.

그만큼 상황이 안좋다는 것으로 해석돼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주말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220포인트 가까이 추락, 지난 2002년 10월 닷컴버블 붕괴시 기록했던 저점마저 장중 하회하는 취약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국유화 대상으로 거론된 씨티그룹과 BOA가 장중 20%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다 백악관이 "민간 은행시스템을 지지한다"며 '은행 국유화' 가능성을 부인하자 주요지수들의 낙폭은 1% 내외로 줄어들었습니다.

S&P500지수는 11월 전저점 부근까지 하락한 모습입니다. 물론 다우존스지수는 이미 전저점을 이탈한 상태지만 금융주들의 몰락으로 지수가 왜곡되고 대표성을 상실한만큼 S&P500지수의 흐름이 보다 의미있다고 하겠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전저점 부근에서 상당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요한 것은 글로벌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금융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정책모멘텀)조차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기 보수적 관점 견지

동유럽의 위태로운 금융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의 경우 숱한 정책적 지원에도 불구 근본적 해법이라 할 수 있는 부실자산 제거에 있어서는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상태이며, 금융권과 GM 등 부실기업들의 구조조정 지연,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들에 대한 불신감 확산 등으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신용문제 외에 리세션 악재도 여전합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수요 위축 우려로 배럴당 54센트(1.36%) 하락, 38.94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주식의 가격메리트, 저평가 매력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하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거나 불확실성이 완화되기까지는 현금비중 유지 등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며 시장을 관망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외부변수들에 특히 민감해진 지금, 국내증시 차트만을 놓고 몇가지 기술적분석을 동원해 향후 증시를 전망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것은 위험천만한 투자입니다. 좀더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안전을 우선시해야하는 시기라 생각됩니다.

정책수혜주들에 대한 관심은 올한해 지속돼야 하겠으나,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테마를 타고 급등한 일부종목들은 가격부담의 구체화로 하락변동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테마주들이 대안주 개념과 기대감만으로 올랐고 다음달 감사보고서 제출과 함께 취약한 펀더멘탈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수혜주들의 경우 수익모델을 확고하게 갖춘 우량주, 선도적 지위를 보유한 종목 중심으로 압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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