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작년 3분기 누적 환손실 5445억
원자재 가격도↑, 되팔 때 최종가격은 유리
원화가치 하락에 수출 시장 경쟁력은 상승
원ㆍ달러 환율이 잠시나마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대에 올라서자 산업계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수출 주력산업의 경우 원화가치가 하락하면(환율이 상승하면) 현지에서 수출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환율 상승이 원자재와 부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되돌아오는 만큼 '세전 순이익' 등의 하락은 불가피하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5원 오른 1200.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1200원대 안착에는 실패했고, 오전 장중 1190원대 후반을 오르내렸다. 코스피 역시 전날보다 1.19% 내린 2715.10에 출발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리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원ㆍ달러 환율 상단이 1230원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업계는 희비가 엇갈린다.
먼저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조선ㆍ가전 등은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런 효과는 단기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핵심 원자재와 부자재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만큼, 원화가치 하락은 분기 기준으로 순이익의 내림세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경우 희비가 반대다. 매출원가의 절반이 원유를 사 올 때 발생한다. 원유 결제를 달러로 구매하는 만큼 원화가치 하락, 즉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원유를 정제해 되팔 때 발생하는 정제이윤의 경우 최종 판매가격을 달러로 받는 만큼, 환율상승은 훗날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원가율이 높아지지만, 영업이익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업별로 환율 변동에 따른 세전 순이익 감소 폭도 제각각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현대차의 경우 환율 5% 상승 때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826억3200만 원에 달한다. 기아의 경우 달러 환율에 대한 영향이 더 커 순이익 감소 폭이 107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아시아나는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1933억 원 수준의 세전 순이익이 감소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3분기 아시아나의 외화환산손실액은 5445억 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외화환산손실은 5531억 원에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 490억 원의 환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원화 약세로 국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점은 단기적으로 장점"이라면서도"다만 원자재와 부자재 수입에 따른 세전 손실 폭을 얼마만큼 상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