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된 업무의 수입이 감소하자 '부업'에 뛰어드는 이른바 '투잡족'이 늘고 있다. 주로 코로나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임시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다.
7일 이투데이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주된 업무 외에 부업을 한 적이 있었던 사람은 월평균 50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9000명(13.2%) 늘어났다.
부업자는 작년 2월(1.6%)부터 12월(15.2%)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10월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인 58만8000명을 기록했다.
근로 형태별로 보면, 방역 강화나 일자리 감소 등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피해를 본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부업자가 증가했다.
지난해 부업자 중 임금근로자는 월평균 32만6000명, 자영업자가 포함된 비임금근로자는 16만4000명이다. 부업을 하는 임금근로자의 수는 전년 대비 3만4000명(11.6%) 증가했고, 비임금근로자는 1만 명(6.4%) 늘었다.
임금근로자 중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근로자의 부업자 수는 지난해 월평균 1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만4000명(21.6%) 늘었다. 비교적 고용이 안정적인 상용근로자(정규직 포함 1년 이상 고용계약 노동자)도 전년보다 1만2000명(7.8%) 늘어난 16만6000명을 기록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자영업자는 월평균 1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4000명(18.1%) 늘었다.
자영업자 중에서는 직원을 둔 자영업자의 부업이 급증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직원을 고용했음에도 매출이 감소하자 손실을 메꾸기 위해 부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월평균 1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000명(30.7%) 늘어났다. '투잡' 자영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 홀로 사장님'(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전년보다 17.8%(2만1000명) 늘어난 13만9000명을 기록했다.
겸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매출 급감 때문이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발표한 '2021 소상공인 금융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 월평균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은 전체의 65.6%에 달했다. 계속된 방역 강화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보다도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부업자의 증가는 디지털 전환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이전부터 진행돼왔지만 사실상 코로나 사태가 촉발시킨 것"이라며 "대면업종이 많은 자영업자의 경우엔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고, 장사가 되지 않다 보니 실근로시간이 줄면서 그 시간에 부업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