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A “올해 연평균 유가 70달러대 초반”
우크라이나 사태, OPEC+ 증산 유지…유가 100달러 넘을까
올해 석유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 유가도 안정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발표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1년 4분기 석유·가스 시장 분기보고서’는 올해 세계 석유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해 석유 수요를 전년 대비 138만 b/d(배럴/하루) 증가한 1억52만 b/d로 전망했다. 반면 올해 석유 공급은 전년 대비 552만 b/d 증가한 1억105만 b/d로 분석했다.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지면서 전년 말 대비 석유 재고 수준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공행진하고 있는 국제 유가도 공급 초과로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2.01달러(2.28%) 올라 배럴당 90.27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90달러를 넘긴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이다.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석유 시장의 공급 초과 전망에 따라 유가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평균 유가를 70달러 초반대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IA는 2022년 평균 유가(WTI 기준)를 전년 평균대비 배럴당 3.11달러 높은 71.32달러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른 시일 내에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제 유가를 밀어 올린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력을 증강했다. 또 우크라이나 국경과 접한 벨라루스와 크림반도, 러시아 서부 등 여러 곳에서 군 훈련장과 주둔지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군사력을 증강하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란 핵 합의가 최근 유가에 숨통을 틔워줄 유일한 희망이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어 부결될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터치할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하루 40만 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내달 유지하기로 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도 커졌다.
벤 케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잠재적 침공 가능성이 원유 시장을 과민하게 만들었다”며 “이런 긴장 상황에서 (원유) 생산 차질은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치솟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