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윤활기유 물량이 1년 전보다 7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에 수출된 양도 32% 늘었다.
2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국내 윤활기유 소비는 803만 배럴이었다. 2020년 459만 배럴에서 1년 새 75%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윤활기유의 수출량도 1742만 배럴에서 2301배럴로 32% 늘었다.
윤활기유란 윤활유의 주요 원재료다. 윤활유는 기계의 마찰 면에 생기는 마찰력을 줄이거나 마찰 면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을 분산하는 제품이다. 업종과 대상을 막론하고 수요처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작년 윤활기유 소비가 많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건설, 선박,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경기가 개선된 영향이다.
특히 수익성이 큰 고급 윤활기유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에 큰 보탬이 됐다.
수익성 좋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글로벌 윤활유 업체들의 공급 중단 사태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겹경사'를 맞았다.
기존 주력 사업이던 정유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주춤한 상황에서 비정유 사업인 윤활기유가 실적을 이끈 것이다.
정유사 중 가장 먼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306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윤활기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17억 원으로 정유 부문의 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도 영업이익이 1조765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윤활유 사업의 영업이익은 9609억 원으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올해 윤활기유 사업이 작년만큼 호실적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상반기 가동을 멈췄던 글로벌 윤활기유 공급사들이 점차 가동을 재개하고 있다. 올해는 사실상 정상가동하면서 글로벌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주요 업체들이 대부분 연간 내내 가동을 이어가면서 공급물량은 작년보다는 조금 더 늘 것"이라면서도 "신규 물량에 따른 공급 증가 우려는 작년보단 훨씬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고급 윤활기유를 중심으로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작년만큼은 아니겠지만 올해도 윤활기유의 수익성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