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의 온·오프라인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체들의 입점 브랜드 차별화 경쟁이 한창이다.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제품 대신 자사 플랫폼에서만 판매하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고객 유입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향후 단독 상품을 유치하기 위한 업계 내 노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와 백화점, 편의점 등이 자사만 판매하는 상품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이커머스 중 단독상품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곳은 마켓컬리다. 마켓컬리는 서비스 초기부터 단독 상품인 컬리온리(Kurly Only) 상품 유치에 많은 공을 들였고, 그 결과 현재 단독 상품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꼽힌다. 실제로 현재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 중 컬리온리 상품의 비중은 약 35%에 달한다.
마켓컬리는 △이연복 셰프의 목란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 △퓨전중식 중앙감속기 △정호영 셰프의 카덴 등 유명 셰프의 맛집을 비롯해 △성수동 금미옥 △광화문 미진 △전주 베테랑 △인천 숭의가든 등 지역 맛집과 △사층빵집 △밀도 △노아베이커리 △악소 등 인기 베이커리까지 다양한 RMR 제품을 컬리온리로 선보이고 있다.
또한 직접 제조사와 협력해 마켓컬리에만 판매하는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연세우유과 함께 국산 1급 A원유를 사용한 전용목장 우유를 출시한 데 이어 서울우유와 함께 치즈를, 글라스락과 함께 마켓컬리의 보라색을 담은 용기를 선보였으며, 최주영 셰프와 함께 1년 여 시간 동안 공동 기획해 비건 소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마트, 백화점 역시 매장을 방문해야만 살 수 있는 단독 상품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와인 시장이 최근 2년 새 40% 이상 성장한 점을 겨냥해 단독 와인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8월 선보인 도스코파스 와인은 1병 당 4900원인 가성비 와인으로 입소문을 모으며 누적 420만 병 이상 판매됐다. 또한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 와인으로 유명한 페리에 쥬에 벨에포크를 시가 대비 60% 수준에 선보이는 등 국민 와인 시리즈를 10종까지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 이탈리아 바버숍 바베노리스 매장과 영국 프리미엄 스파 브랜드 뱀포드 매장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H&M그룹의 스파 브랜드 아르켓을 아시아 최초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강남점에 국내 최초로 영국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인 더콘란샵을 입점시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단독 상품을 선보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편의점은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단독 상품 론칭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CU가 세븐브로이, 대한제분과 협업해 2020년 5월 첫 선을 보인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3000만 개를 달성했다. 한때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 대형 제조사의 유명 맥주를 누르고 CU 맥주 중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GS25는 오모리 김치찌개, 공화춘 등 컵라면류와 더불어 군대 PX 내 인기 상품을 꼽히는 슈넬치킨을 단독으로 출시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고, 이마트24는 BHC와 함께 뿌링클 삼각김밥, 치킨버거, 팝콘 등을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은 바프(HBAF)와 손잡고 바프허니버터팝콘을 출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단독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에서 단독 상품을 선보이려는 이유는 최저가, 상품 수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서비스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특정 플랫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이 경쟁력의 기준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해서다.
단독상품은 실제 매출 상승 효과도 높다.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 해 한 해 동안 판매된 컬리온리 상품의 판매량은 약 9600만 개로, 전년 대비 90% 늘었다. 12월 한 달간 마켓컬리에서 구매를 한 고객 중 81.5%가 컬리온리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을 정도로 고객 충성도 및 이용도도 높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시작된 자체 브랜드(PB) 상품 경쟁이 이제는 단독 상품 영역으로 확대되며 각 업체마다 독자적인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매력적인 단독 상품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이자 경쟁사 대비 앞서 나갈 수 있는 차별점이 되는 만큼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