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팔아요”···유통업계, 단독상품으로 승부수

입력 2022-01-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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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에서만 판매하는 단독상품인 이연복 셰프의 목란 요리 세트(사진제공=컬리)
▲마켓컬리에서만 판매하는 단독상품인 이연복 셰프의 목란 요리 세트(사진제공=컬리)

최근 유통업계의 온·오프라인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체들의 입점 브랜드 차별화 경쟁이 한창이다.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제품 대신 자사 플랫폼에서만 판매하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고객 유입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향후 단독 상품을 유치하기 위한 업계 내 노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와 백화점, 편의점 등이 자사만 판매하는 상품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이커머스 중 단독상품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곳은 마켓컬리다. 마켓컬리는 서비스 초기부터 단독 상품인 컬리온리(Kurly Only) 상품 유치에 많은 공을 들였고, 그 결과 현재 단독 상품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꼽힌다. 실제로 현재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 중 컬리온리 상품의 비중은 약 35%에 달한다.

마켓컬리는 △이연복 셰프의 목란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 △퓨전중식 중앙감속기 △정호영 셰프의 카덴 등 유명 셰프의 맛집을 비롯해 △성수동 금미옥 △광화문 미진 △전주 베테랑 △인천 숭의가든 등 지역 맛집과 △사층빵집 △밀도 △노아베이커리 △악소 등 인기 베이커리까지 다양한 RMR 제품을 컬리온리로 선보이고 있다.

또한 직접 제조사와 협력해 마켓컬리에만 판매하는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연세우유과 함께 국산 1급 A원유를 사용한 전용목장 우유를 출시한 데 이어 서울우유와 함께 치즈를, 글라스락과 함께 마켓컬리의 보라색을 담은 용기를 선보였으며, 최주영 셰프와 함께 1년 여 시간 동안 공동 기획해 비건 소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마트, 백화점 역시 매장을 방문해야만 살 수 있는 단독 상품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와인 시장이 최근 2년 새 40% 이상 성장한 점을 겨냥해 단독 와인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8월 선보인 도스코파스 와인은 1병 당 4900원인 가성비 와인으로 입소문을 모으며 누적 420만 병 이상 판매됐다. 또한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 와인으로 유명한 페리에 쥬에 벨에포크를 시가 대비 60% 수준에 선보이는 등 국민 와인 시리즈를 10종까지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 이탈리아 바버숍 바베노리스 매장과 영국 프리미엄 스파 브랜드 뱀포드 매장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H&M그룹의 스파 브랜드 아르켓을 아시아 최초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강남점에 국내 최초로 영국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인 더콘란샵을 입점시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CU가 세븐브로이, 대한제분과 협업해 내놓은 곰표 밀맥주 (사진제공=BGF리테일)
▲CU가 세븐브로이, 대한제분과 협업해 내놓은 곰표 밀맥주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 업계에서도 단독 상품을 선보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편의점은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단독 상품 론칭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CU가 세븐브로이, 대한제분과 협업해 2020년 5월 첫 선을 보인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3000만 개를 달성했다. 한때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 대형 제조사의 유명 맥주를 누르고 CU 맥주 중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GS25는 오모리 김치찌개, 공화춘 등 컵라면류와 더불어 군대 PX 내 인기 상품을 꼽히는 슈넬치킨을 단독으로 출시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고, 이마트24는 BHC와 함께 뿌링클 삼각김밥, 치킨버거, 팝콘 등을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은 바프(HBAF)와 손잡고 바프허니버터팝콘을 출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단독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에서 단독 상품을 선보이려는 이유는 최저가, 상품 수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서비스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특정 플랫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이 경쟁력의 기준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해서다.

단독상품은 실제 매출 상승 효과도 높다.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 해 한 해 동안 판매된 컬리온리 상품의 판매량은 약 9600만 개로, 전년 대비 90% 늘었다. 12월 한 달간 마켓컬리에서 구매를 한 고객 중 81.5%가 컬리온리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을 정도로 고객 충성도 및 이용도도 높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시작된 자체 브랜드(PB) 상품 경쟁이 이제는 단독 상품 영역으로 확대되며 각 업체마다 독자적인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매력적인 단독 상품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이자 경쟁사 대비 앞서 나갈 수 있는 차별점이 되는 만큼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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