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정책 제언] 최철 교수 “새 정부엔 새 정책, 고정관념 버릴 때”

입력 2022-0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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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경제를 날씨에 비유해 보자. 날씨를 온도, 습도, 기압, 풍속, 강수로 나타내는 것처럼 소득, 물가, 금리, 환율, 실업률 등으로 경제를 설명할 수 있다. 경제 변화는 계절이 바뀌는 것과 같은 규칙성도 있지만 갑자기 몰아닥치는 폭풍우처럼 변화무쌍한 날씨와도 같다. 다양한 요인이 작용해 끊임없이 변모한다는 점에서 경제와 날씨는 닮은 구석이 많다.

사람들은 날씨뿐 아니라 경제를 예측하는 데 큰 관심을 둔다. 날씨 예측은 나들이나 야외 행사 준비는 물론 농업, 어업 등 산업과 그 종사자들의 삶에 긴요하다. 경제 예측도 미래를 준비하고 경제적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위해 필요하다. 예컨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두고 누구나 미래 금리 전망이 궁금할 것이다. 부양가족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면 앞으로 환율 변동이 큰 관심사로 떠오른다.

날씨처럼 경제도 복잡한 문제가 많아지면서 정부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 나라는 시장경제를 바탕에 두고 정부가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경제 체제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정부가 보조적 또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제 체제에서 개입 범위와 효과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시장실패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나 시장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공공의 신뢰와 지지가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 실험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자세한 정보 분석과 숙의를 거쳐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할 때 경직성, 관계 부처 간의 불협화음, 독선적인 관료주의로 실패를 낳는다는 점이다. 특히 그에 따른 책임성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임성 결여는 그때그때의 상황과 포퓰리즘에 의한 과도한 정책 남발로 이어져 나중에는 중단되거나 번복되기도 하고, 눈에 띄는 빠른 성과를 쫓다 보니 정책 주기가 짧아지면서 일관된 정책 기조나 방향성을 갖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학에서 정부가 일관되지 못한 행동으로 신뢰를 잃고 정책 효과도 거두지 못하게 되는 문제를 ‘시간 불일치’(time inconsistency)라고 한다. 일관성이 중요한 이유는 경제 주체들의 미래 예측과 계획에 정부 정책이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체로 정책은 시행 효과가 나타나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임기 내에 빨리 효과를 거두려고 조바심을 하거나 정부가 새롭게 출범할 때마다 이전 정책을 버려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전문가를 포함해 국민이 지지하는 정책 기조와 방향성을 확고하게 세우고 일련의 정책들이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 지도자에 대한 선택권을 갖는 모든 국민에게 부여되는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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