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소득·고신용자 대출 ‘바늘구멍’…은행, 중·저신용자 공략할까

입력 2021-12-12 13:08 수정 2021-12-12 16: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당국, 중·저신용자 대출에 인센티브 약속…건전성 악영향도 고려해야

내년부터 소득과 신용이 높을수록 더욱 대출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포용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에 대해서는 대출 문턱을 다소 낮출 것이란 신호를 보냈지만, 고소득·고신용자의 경우 내년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 한층 더 까다로워진 대출 규제를 맨몸으로 오롯이 견뎌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요청하면서 내년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평균 4.5%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4.5~5%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제출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평균 5%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권은 내년 대출 증가율을 올해보다 1.5%포인트(p) 적게 관리해야 한다.

5대 시중은행의 작년 12월 말 대비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달 기준 △KB국민은행 5.43% △신한은행 6.30% △하나은행 4.70% △우리은행 5.40% △NH농협은행 7.10% 수준이다.

특히 은행권은 올해 4분기 한시적으로 가계부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던 전세자금대출이 내년부터 다시 관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더욱 강하게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9월 실수요자의 반발로 신규 전세자금대출은 총량관리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10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에서 전세자금대출의 가계부채 관리 대상 제외 연장 등의 방안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자금대출은 그동안 가계대출 증가세의 주요인으로 지목돼온 만큼 다시 가계부채 관리 대상에 포함될 경우 은행들의 대출 여력은 이전보다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은 10월 말보다 3조 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7%, 약 2조 원에 달했다.

대출 총량 관리에 더해 질적 관리도 강화된다. 내년부터는 차주별 DSR 규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당장 내년 1월부터 DSR 2단계가 시행되면 총대출액이 2억 원을 초과하는 차주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2금융권은 50%)를 넘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DSR 산정 시 신용대출의 상환 만기도 7년에서 5년으로 짧아진다.

내년 7월에는 DSR 3단계가 시행되면서 총대출액 1억 원만 넘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전반적으로 내년부터 가계대출 받기는 더욱 까다로워진 가운데, 특히 고소득·고신용자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포용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중·저신용자,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문턱은 낮추겠다는 입장이어서 상대적으로 소득과 신용이 높은 이들이 돈을 빌리기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대해서 최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대출 중단이 없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정책서민금융을) 대출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을 늘리는 은행에 가계대출 총량 관리상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어서 인센티브를 받기 원하는 은행권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출 자연 증가분만으로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가 채워질 수 있는 만큼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영업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곧 은행의 건전성 위협 요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만큼 시중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과감하게 늘릴 수는 없을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돌고 돌아 결국 홍명보, 그런데 문제는… [이슈크래커]
  • “고민시만 불쌍해요”…‘서진이네2’ 방송 후기에 고민시만 언급된 이유 [요즘, 이거]
  • 첫 만기 앞둔 '임대차 2법' 계약, 뜨거운 전세 시장에 기름 붓나?[전세 시장, 임대차법 4년 후폭풍①]
  • 교실 파고든 '딥페이크'…동급생‧교사까지 피해 확대 [학교는, 지금 ③]
  • [금융인사이트] 당국 가계대출 관리 엄포에도 2% 주담대 금리... 떨어지는 이유는?
  • 사명 변경ㆍ차 경품까지…침체 탈출 시동 건 K-면세점
  • [상보] 뉴욕증시, 파월 발언에 혼조 마감…S&P500·나스닥 또 사상 최고치
  • '업무상 배임 혐의' 조사 마친 민희진, 활짝 웃으며 경찰서 나왔다…"후련해"
  • 오늘의 상승종목

  • 07.10 09:4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775,000
    • +1.87%
    • 이더리움
    • 4,313,000
    • +0.47%
    • 비트코인 캐시
    • 466,700
    • -0.96%
    • 리플
    • 615
    • +0.82%
    • 솔라나
    • 198,600
    • +0.86%
    • 에이다
    • 530
    • +1.73%
    • 이오스
    • 735
    • +1.38%
    • 트론
    • 184
    • +2.79%
    • 스텔라루멘
    • 124
    • +1.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52,800
    • +2.62%
    • 체인링크
    • 18,130
    • -2.05%
    • 샌드박스
    • 417
    • +1.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