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찔끔', 왜 기름값만 오르지?

입력 2009-02-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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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한달새 두바이유 2.4%↑, 국내 휘발유값 11.02%↑

지난 1월 한달간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국내 휘발유값은 10%가 넘는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유류세 환원, 국제 제품가격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국제유가와는 다른 국내 휘발유값 움직임에 소비자의 불만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때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는 폭등세를 보이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달 30일 현재 43.90달러에 거래됐다. 최고점에 견줘 무려 배럴당 100달러나 빠진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두바이유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며 안정화되는 추세다. 두바이유는 지난 1월2일 배럴당 42.88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배럴당 4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월 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시작된 지정학적 불안으로 잠시 50달러 내외에서 거래됐지만 다시 하향 안정화돼 2.38%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소비자자가 실제 피부로 느끼는 국내 휘발유값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지난 1월 한달간 휘발유값의 체감 상승세는 더욱 컸다.

국내 평균 휘발유값은 지난해 7월 둘째 주(7.7∼11) ℓ당 1922.76원으로 최고조에 달했으나 두바이유 가격 급락과 함께 가격이 떨어져 지난해 12월31일 현재 ℓ당 1288.10원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 1월1일부터 반등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지난달 말 국내 평균 휘발유값은 ℓ당 1442.07원으로 1월1일의 ℓ당 1298.89원에 비해 11.02% 증가했다. 1월 한달간 국제유가가 2.38% 증가하는 동안 국내 휘발유값은 5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정유업계의 폭리로 인해 국내 휘발유 값이 역주행하는 것이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정유업계가 휘발유값 상승 원인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비난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 천호동에 사는 이모(38)씨는 "올해들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는 말을 별로 듣지 못했는데 국내 휘발유값은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며 "정유회사들이 이익률을 높이기 때문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는 이 같은 휘발유값 움직임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먼저 정부가 지난해 3월 단행한 유류세 10% 인하 조치를 올해 1월 1일부터 원상복귀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 탓에 기름에 붙는 세금이 증가하면서 기름 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8년 3월10일부터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하는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 조치로 당시 정부는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를 ℓ당 745원에서 670원으로 낮췄다. 경유에 붙은 유류세는 ℓ당 528원에서 476원으로 인하했다. 하지만, 이 조치가 끝남에 따라 올해부터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다시 ℓ당 745원으로, 경유도 ℓ당 528원으로 올랐다.

다음으로,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석유제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점을 꼽았다.

국제석유제품은 휘발유와 경유 등 국내석유제품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된다. 국내 휘발유 값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국제석유제품 현물가격에 연동해 움직이며 보통 국제석유제품의 가격변화는 1~2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또 다른 외부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빼놓을 수 없다고 정유업계는 설명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역주행에 대한 소비자의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제 휘발유값이 지난 1월 한달간 29.45% 증가한 반면 국내 휘발유값은 11.02% 증가에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 경유값은 지난 1월 한달간 5.08% 감소한 반면 국내 평균 경유값은 4.44% 올라, 역행하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 휘발유 가격이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내 휘발유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 휘발유값이 강세로 전환됐지만 세계경기침체 지속으로 휘발유값이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류세 인상 및 환율 상승 등의 외부적 요인이 없을 경우 국내 휘발유값이 추가적으로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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