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못 줘”...기술공유 압박에 꿈쩍 않는 ‘화이자·모더나’

입력 2021-09-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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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합작사 통한 기술공유 추진했지만 무산
결국 화이자서 5억 회분 구매, 해외 공급키로
모더나, 25억 달러 정부 지원에도 공유 완강히 거부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제약사 모더나 본사 전경. 케임브리지/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제약사 모더나 본사 전경. 케임브리지/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술을 공개하라는 압박이 거세다. 막대한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기술을 개발한 만큼 공유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화이자와 모더나는 ‘황금알’을 낳는 기술을 나눌 의사가 없어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화이자와 모더나에 합작회사를 만들어 계약업체에 기술면허를 주도록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자는 것이다. 현재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10%에도 못 미친다. 반면 선진국은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가 전체 성인의 70%를 훌쩍 넘는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델타 변이까지 확산, 저소득 국가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급증하고 있다. ‘백신 무기고’를 공언한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코로나19 백신 예방효과에서 우위를 보이는 화이자와 모더나를 압박하고 있는 이유다. 개발도상국의 의약품·백신 제조업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화이자와 모더나를 더 압박해 백신 제조공법과 제조공정을 나누도록 해야 한다는 탄원서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화이자와 모더나는 기술을 공유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화이자는 기술을 공유하는 대신 백신을 ‘원가’에 공급하는 길을 택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는 화이자로부터 백신 5억 회분을 마진 없는 가격에 구매해 해외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화이자보다 더 움직이기 힘든 상대는 모더나다. NYT는 미 정부 관계자가 모더나와의 협상에 깊은 절망감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모더나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WHO의 백신 담당자인 마틴 프리드 박사는 “모더나와의 논의 시도가 전부 무응답으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비판이 거센 배경에는 백신 개발이 ‘자력’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모더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을 통해 25억 달러(약 2조9500억 원)를 지원받았다. 화이자도 모더나와 함께 미 국립보건원(NIH)이 개발한 기술을 부분적으로 이용했다.

조지타운대학의 로런스 고스틴 교수는 “모더나는 초고속 작전을 통해 상당한 액수의 연방정부 기금을 받았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모두 10년 넘게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 기초연구에 돈을 쓴 NIH로부터 혜택을 봤다”면서 “두 회사는 세계를 위해 기술을 공유할 사회적·윤리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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