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장기화로 '커피 소비지형'이 크게 바뀌면서 홈카페족이 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원유, 국제 커피 원두 가격 인상 이슈까지 덮쳐 커피값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캡슐커피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시장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2018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긴 후 2019년 1387억 원에 이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올해 약 2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3년 사이에 2배나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코로나 감염증에 더해 커피값 인상도 홈카페족 수요 증가를 부채질한다. 국내외에서 원유, 커피원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잇따르면서 커피값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대체재로 홈카페용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낙농업계가 이달부터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고, 코로나 여파에 전 세계적으로 고강도 봉쇄조치가 이어지면서 원두커피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BOT)에 따르면 국제 커피원두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파운드(0.45㎏)당 1.96달러로 1년 전(1.34달러)보다 46% 가까이 올랐다. 세계 최대 커피원두 생산국으로 꼽히는 브라질의 커피산업협회는 내달 말까지 커피 소비자 가격이 35∼49% 오를 것이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커피 업계는 늘어나는 홈카페족 수요에 대응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슬레코리아는 이날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팔던 자사의 스타벅스 커피, 스타벅스 앳홈 캡슐 커피 제품 판매처를 전국 스타벅스 매장 150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캡슐커피 소비자와 접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시도다.
로만 이루레 네슬레코리아 커피 사업부문장은 “스타벅스 앳홈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발맞춰 스타벅스 매장으로 판매를 확대하게 되었다”라면서 “앞으로도 커피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보여주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보다 많은 고객이 다양한 방법으로 스타벅스 앳홈의 퀄리티 높은 프리미엄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도 캡슐커피 출시에 가세했다. 최근 카페베네는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캡슐커피 '베네 캡슐 퍼플 블렌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카페베네는 코로나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두되면서 캡슐커피 업계 전반에 캡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불거진 점을 감안해 캡슐커피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홈카페족을 겨냥해 추석 선물세트를 만들었다. 투썸플레이스는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해 초 론칭한 홈카페 브랜드 '에이리스트' 전 제품과 텀블러, 머그잔 등 MD제품을 담아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에이리스트는 투썸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원두(블랙그라운드ㆍ아로마노트ㆍ디카페인)로 만든 핸드드립커피와 스틱커피, 캡슐커피, 콜드브루 등으로 구성된다. 선물세트 종류 역시 지난해 5개에서 올해 6개로 늘렸다.
할리스는 홈카페족을 감안해 전년보다 추석 선물세트를 2종에서 5종으로 대폭 늘렸다. 지난해에는 스틱, 텀블러, 머그 등으로 단조롭게 구성했다면 올해는 MD상품을 포함해 핸드드립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한 ‘굿 모먼트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예산과 니즈에 맞게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추석선물세트에 캡슐커피 제품을 추가했다. '캡슐커피 선물세트’는 이디야커피가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인 캡슐커피 3종과 함께 캡슐을 보관할 수 있는 다용도 케이스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캠핑선물세트, 티타임 선물센트 등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기획을 다변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커피믹스, 머그컵 등에 홈카페족 겨냥 제품이 한정됐다면 요즘은 소비자들의 취향도 고급화ㆍ프리미엄화하면서 핸드드립 관련 제품이나 캡슐커피 등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