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뿐인 폐배터리 재활용…활성화 계획 윤곽 나왔다

입력 2021-08-12 14:15 수정 2021-08-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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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폐배터리 609개 중 74개만 활용…'수익성 사업' 제외하고 민간/공공에 제공

▲'2021 인터배터리 전시회'의 SK이노베이션 부스에 전기차 충전기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2021 인터배터리 전시회'의 SK이노베이션 부스에 전기차 충전기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 등에 반납된 폐배터리 10개 중 1개만이 재활용 관련 사업에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미비한 폐배터리 활용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에서 관련 법규를 개정했는데, 최근 관련 ‘폐배터리 활용계획’의 윤곽이 나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2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환경부의 ‘반납된 전기자동차 폐배터리의 활용계획’ 문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자체와 환경부 등이 회수한 폐배터리 609개 중 실증연구 등에 활용된 것은 74개뿐이다.

반납된 폐배터리를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처리 규정이 따로 없어 폐배터리가 대체로 쌓여만 온 것이다. 그나마 업무협약(MOU)이나 실증특례 등 임시방편으로만 민간 기업이나 연구 기관들이 폐배터리를 받을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나 지자체가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금까지 폐배터리 확보가 어려워 참여 의지가 위축됐다"며 "일부 업체는 반납의무가 없는 폐배터리를 고가에 사는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랬던 것이 지난해부터 정부가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관련 법규들을 개정하면서 상황이 개선됐다.

올해부터 등록된 전기차는 지자체 등에 폐배터리를 반납해야 하는 의무가 폐지됐다. 지난해까지 등록된 전기차의 경우 폐배터리를 일단 반납해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민간에 매각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 중 반납된 배터리를 내년부터 민간과 공공, 연구기관 등에 제공하는 방안의 윤곽이 최근 나왔다. 내년부터 폐배터리 활용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문서에 따르면 우선 폐배터리는 재사용 가능, 또는 재사용 불가로 분류해 요청기관의 사용 목적에 맞춰 제공한다. 대상 기관은 지자체, 연구기관 등 공공과 정부 지원과제 수행업체 등 민간으로 나눈다. 다만 수익성 사업이 포함된 과제는 제외할 계획이다.

재사용 가능 배터리의 경우 사업을 마치면 환수하거나, 매각가치를 현물로 대체지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사용 불가 배터리는 위탁처리비용 소요를 고려해 무상으로 제공한다.

제공 기간은 재사용 가능 배터리는 활용 목적에 맞춰 2년 안으로, 재사용 불가 배터리는 별도로 지정하지 않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 본격 민간 매각이 시작되기 전에 관련 규정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배터리 등급 평가 기준과 가격 측정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조6500억 원에서 2030년 약 20조2000억 원으로 10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2030년이 되면 국내에서만 매년 10만 개의 폐배터리가 나올 것으로 SNE리서치는 내다봤다.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 등은 미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꼽고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원 선순환'을 핵심 과제로 삼고 배터리 잔존 수명 예측 기술 개발,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리튬, 코발트 등 원재료 추출 기술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도 미국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의 재활용 계약'을 맺고 셀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폐배터리의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여러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의 시험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4년 상업 생산에 들어간 뒤 2025년에는 연산 30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와 손잡고 폐배터리를 활용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재활용 전문업체와 협력해 국내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을 하고 있고, 이를 해외 사업장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도 관련 사업을 타진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폐배터리를 가공해 '태양광 발전소'의 전력 저장장치로 재사용할 계획이다.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했다가 외부에 공급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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