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간 떨어지는 동거’ 이혜리 “28살의 나, 불태웠죠”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간 떨어지는 동거’는 28살의 이혜리를 불태운 작품이에요. 작품과 캐릭터 자체가 너무 사랑스러웠고, 좋은 기억밖에 없어요. 로코는 또 해보고 싶네요.”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이혜리는 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를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움으로 똘똘 뭉친 매력으로 ‘이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로코 최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간 떨어지는 동거’, 999살 구미호 어르신 신우여(장기용 분)와 쿨한 1999년생 요즘 청춘 이담(혜리 분)이 구슬로 인해 얼떨결에 한 집살이를 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극이다. 평점 9.97점 기록한 동명의 네이버 인기 웹툰 원작으로 한 데다 이혜리, 장기용, 강한나, 김도완, 배인혁 등 청춘 스타들 출연해 방영 전부터 화제였다.

15일 오후 화상으로 만난 이혜리는 “‘간 떨어지는 동거’ 웹툰부터 팬이어서 드라마화돼 연기를 하는 게 부담이 되긴 했다”면서도 “작가님이 이담 캐릭터를 드라마로 구현할 때 실제 저를 참고했다고 하더라. 덕분에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웹툰의 높은 인기가 부담감으로도 작용할 수 있었지만, 이혜리는 실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이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이담이가 혜리 그 자체”라는 평을 들었다.

“제일 고맙고 행복한 반응은 ‘혜리가 아닌 담이는 상상할 수 없어’였어요. 첫 로코 도전이었죠. 로코를 좋아했지만, 기회가 안 닿았어요. 그래서 더 잘해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촬영에 들어가 보니 훨씬 더 어렵더라고요. 어떻게 재미있게, 설레게 표현할까를 고민했죠. 사전제작 드라마였는데, 끝마치고 보니까 시청자 입장에서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쉬운 부분도 있고, 보면서 추억도 회상했어요.”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드라마는 첫 회에 5.3%의 시청률로 시작해서 줄곧 3%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다른 작품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혜리에게는 아쉬울 만한 성적일 수도 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 스태프들도 너무 열심히 촬영을 했고, 소중한 기억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쉽기도 하지만,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고 휘둘리지 않으려고 했어요. 다들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한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속 장기용과의 남다른 케미에 힘입어 ‘담우여’ 커플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장기용과 시작 전부터 “케미를 잘 만들어보자”고 의지를 다졌던 게 도움이 됐다고. 6개월 동안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케미를 만들어갔다.

“방송 시작 전부터 케미가 좋다고 시청자들이 말씀해주셨어요. 장기용 씨한테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드라마를 찍으면서 호흡도 점점 갈수록 좋아졌거든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는데 중후반이 지날수록 현장도 즐겁고 호흡도 꽤 잘 맞아졌어요. 시청자들이 이 정도로 사랑해줄 줄은 몰랐는데, 감사할 따름입니다.”

코믹하고 현실감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일각에서는 ‘응답하라 1988’ 덕선이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응팔’이 이혜리의 대표작이다보니 아무래도 덕선의 꼬리표가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6년이 지나도 아직도 ‘응답하라 1988’을 많이 말씀해주시고.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꼬리표라는 생각보다 덕선이, 담이도 저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모두 다 저라고 생각해요. 작품 출연을 결정할 때는 제가 보여드리고 싶고, 좋아하는 것들, 지금 제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서 결정하려고 해요. 부담보다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죠.”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이혜리는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후 가수, 예능 프로그램, 작품 활동을 하면서 쉬지 않고 일했다. ‘응답하라 1988’, ‘딴따라’, ‘투깝스’, ‘청일전자 미쓰리’, ‘놀라운 토요일’ 등에 출연했고, 영화 ‘물괴’, ‘판소리 복서’에도 출연하며 스크린에도 모습을 비췄다.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그에게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보다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배우 활동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예능도 ‘놀라운 토요일’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만난다면 얼마든지 하고싶은 마음이 늘 열려있어요. 도전하고 싶다기보다는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을 늘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클 뿐이에요.”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서 출발해 점점 배우로 자리 잡고 있는 이혜리다. 특히 그는 촬영 현장에서의 스태프들의 평가가 좋다.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늘 최선을 다해 임한다는 이야기가 늘 뒤따르고 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됐어요. 연기 외적으로도 신경 쓰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아서 놓치지 않고 가져가려고 하는 게 저의 강점인 것 같아요. 현장에서의 태도나 제 기분에 치우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늘 더 잘해내고 싶고, 저를 찾아주는 분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고민도 많고, 고민하는 만큼 점점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