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갤러리가 올해 '비스포크'라는 새로운 옷을 입은 건 에어컨이 4계절 내내 사용하는 가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성능은 물론, 소비자의 취향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색(Color)'에 공을 들였다. 제품의 기본 컬러인 '화이트'를 완성하는 데에만 3년 넘는 노력이 들어갔다.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를 담당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정세훈 디자이너는 “소비자가 실제 사는 1100개의 공간의 인테리어를 분석해보니 83%가 공간이 더 넓고 밝게 보이도록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베이지 컬러와 같은 밝은 톤을 베이스로 적용하고 있었다”라며 “화이트 컬러라도 차가운 감성이 아닌 따뜻하면서도 포근한 계열로 사계절 내내 편안한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흰색의 장점 이면엔 오염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진은 각종 방오(防汚)책도 고민했고, 최적의 코팅제를 개발해 적용했다.
또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는 비대면 시대에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위생 기능을 추가했다. 전문가 도움 없이도 열 교환기를 세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워시클린’이 대표적인 예다.
황준 엔지니어는 “열 교환기는 에어컨 구조상 가장 안쪽에 위치해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 엔지니어의 서비스를 신청해야만 했지만, 워시클린 기능이 추가되며 사용자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라며 “일 년에 3~4번, 여름 전ㆍ후, 장기 보관 전 각 1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능 탑재로 편의성도 대폭 증대됐다. 사용자가 집 근처에 오면 에어컨이 알아서 평소 선호하는 온도로 냉방을 시작하고, 공기 청정 기능도 작동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놓는다.
빅스비를 호출한 뒤 “TV 꺼줘”, “세탁기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줘” 등 명령을 내리면 그에 맞는 동작을 실행하기도 한다. 이경주 프로는 “와이파이에 연결하지 않아도 음성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온 디바이스 빅스비(On Device Bixby)’, 에어컨 동작 후 환기가 필요한 시점을 알려주는 ‘환기 알람’ 등 다양한 AI 기능이 적용됐다”라고 강조했다.
개발진들은 “무풍에어컨 제품이 나아가야 할 길이 무궁무진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황 엔지니어는 “주거 공간이 점점 고단열화 되어 가면서 습도와 환기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습도와 온도, 에너지 효율까지 모두 잡는 에어컨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창우 엔지니어는 “친환경 흐름에 맞춰 에어컨에도 재생 소재, 친환경 냉매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