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박지연 "'드라큘라' 사랑, 온몸으로 받아들였죠"

입력 2021-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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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무대 오가며 활약 중…"공연 분위기와 드라큘라 힘 믿는다"

▲뮤지컬 '드라큘라' 미나 역의 박지연. (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드라큘라' 미나 역의 박지연. (사진=오디컴퍼니)
"음악에 매료됐죠."

뮤지컬 '드라큘라'의 마법은 배우 박지연에게도 통했다. 평소 노래 안에서의 '기승전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박지연은 '드라큘라'의 음악 힘을 믿었고, 그렇게 미나가 되기로 결심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고스트', '빨래' 등에서 보인 '씩씩한' 창법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박지연은 드라큘라의 마성의 매력에 흔들리는 미나의 연약한 모습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의지를 힘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자신의 계산을 무대 위에서 풀어놓는 중이다. 그의 미나에 '힘이 있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박지연을 화상으로 만났다. 그는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한국에선 2014년 처음 무대 위에 올려진 '드라큘라'의 네 번째 시즌에 합류했다.

"이 작품이 계속해서 사랑받는 이유는 첫 번째는 음악, 두 번째는 작품에 대한 스태프와 배우들의 애정, 세 번째는 영원에 대한 우리의 염원 때문인 것 같아요. '드라큘라'는 굉장히 어렵지만, 배우에게 좋은 부분이 되는 작품이에요. 배우의 원래 색이 정말 많이 드러나는 공연이기 때문이죠. 미나 역시 마찬가지예요. 초연과 재연을 통해 이 공연이 완성됐기 때문에 저는 '호시절'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해요."

박지연은 "스스로 납득을 한 후 연기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그에게 '드라큘라'는 조금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그가 맡은 미나는 자신을 사랑하는 약혼자 조나단과 본능적으로 끌리는 드라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미나가 드라큘라에게 끌리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그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공연에 참여하기 전에 가장 기대되면서도 두려웠던 부분이기도 해요. 드라큘라라는 소재는 정말 유명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만, 본능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했어요. 나는 드라큘라에게 육체적으로 끌리는 건지, 400년 숙성된 사랑으로 가야 하는지, 힘 있는 드라큘라에 어느 정도 휩쓸려야 하는 건지 장면마다 고민해야 했어요."

▲뮤지컬 '드라큘라' 속 드라큘라 역의 시아준수와 미나 역의 박지연. (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드라큘라' 속 드라큘라 역의 시아준수와 미나 역의 박지연. (사진=오디컴퍼니)

미나의 행동을 의심하진 않았다. 미나의 마음이 사랑인지 아닌지 헷갈린 것도 아니었다. "이 사람을 사랑했던 게 맞고, 이 사람을 끌리고 사랑하는 상황에서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싸움이었어요. 그래서 미나의 사랑의 화살표가 왔다 갔다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현실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제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하려 했어요."

박지연은 작품의 분위기와 드라큘라를 맡은 시아준수·전동석·신성록이 뿜어내는 힘을 믿었다. 그래서일까. 드라큘라가 '기억 안 나, 엘리자베사?'라고 물어보는 장면에선 미나의 몸 속 모든 피에 메시지가 전달되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는 그다. 그 순간을 온몸으로 느낀 후, 다음 대사를 이어갔다.

"'Please Don't Make Me Love You'라는 넘버는 '사랑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난 널 강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노래예요. 여기선 뭔가를 명확하게 표현하기보단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끔 보여주고 싶었어요. 드라큘라 성에 들어갔을 때 나오는 음악도 저를 짓누를 때도 있었지만, 역행하려 했죠. '음악이 들리지 않는다면, 조나단이 여기서 나간다면 미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식으로 상상하면서요."

박지연은 이 같은 고민이 반복될 때마다 대본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집중하려 애썼다. "데이비드 연출님이 말씀하신 건 '40대 60', '60대 40'이었어요. 미나가 확실히 마음을 정하기 전까진 미나는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하셨죠. 연출님 말씀을 가장 많이 참고했어요. 저는 라이선스 작품으로 데뷔하고, 많이 하다 보니 누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거든요. 하하. "

현실의 박지연은 드라큘라와 미나처럼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아니요. 저는 믿지 않습니다"라는 칼답을 내놓으며 호탕하게 웃는 박지연이다.

▲뮤지컬 '드라큘라' 박지연의 무대 위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드라큘라' 박지연의 무대 위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저는 사실 조다단 같은 스타일을 더 좋아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드라큘라를 사랑하려 합니다. 하하. 농담이에요. 박지연에게 운명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으신다면,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드라큘라와 미나의 사랑은 운명적인 사랑이 아니라 '쌓여온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 둘의 사랑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지연은 최근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연출 신원호)에서 김대명의 전 부인 윤신혜 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에겐 드라마와 공연 모두 놓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두 매체를 오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모든 경험이 자신을 성장시켜줄 것을 믿는다고 했다.

"공연을 계속 하는 건 제게 당연한 거예요. 이유가 없을 정도로요. 제 뿌리는 공연이고, 저는 한 번도 공연을 쉰 적이 없어요. 다만 배우 박지연이기 때문에 다양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왔다 갔다 하면서 작업하는 게 정말 즐겁고 행복해요. 전 제 에너지를 정말 사랑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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