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앞두고 '울상'

입력 2009-01-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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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손·정제마진 악화...SK에너지 석유개발로 만회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면서 웃음꽃을 피웠던 정유업계가 2008년 4·4분기 경영실적 공개를 앞두고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환율 폭등으로 인한 환차손과 정제마진 악화 탓으로 경영실적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원료비 부담이 더욱 커질 일부 정유업체의 경우 2008년 누적실적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008년 4분기 경영실적은 미국과 중국의 석유제품 소비 감소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와 환율 상승, 원료가격과 제품가격간 시차효과,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정유업종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정제마진이 좋지 않다. 경질유 제품의 대표격인 휘발유(옥탄가 92)의 경우 국제 석유제품시장에서 2008년 1분기와 2분기에는 배럴당 평균 10달러 안팎의 정제마진을 나타냈으나 지난해 11월5일을 기점으로 역전돼 두달간 지속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도 지난해 1월24일 최대 8달러의 정제마진이 발생했지만 나프타는 4월10일 이후 9개월간 두바이유 가격에도 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결국 지난해 4분기부터는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와 나프타를 생산해 봤자 손해만 나는 형국이다.

박대용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유사의 4분기 실적은 실물경기 악화에 따른 석유제품 소비 감소로 인한 수출 감소 및 정제마진 악화,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전분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지수 굿모인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였던 3분기보다 상당히 감소하고 상당규모 외화손실 발생이 지속돼 경영실적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유업종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정유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에너지가 석유개발과 윤활유사업 등에서 기존 주력사업의 이익 감소를 보완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반면 전월 유가의 적용비중이 큰 GS칼텍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SK에너지의 경우 석유화학 부문은 NCC(나프타 분해)와 BTX(벤젠 등 방향족) 부문 모두 판매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인해 이익률이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이는 이미 충분히 이익 전망에 반영된데다 해외석유자원개발(E&P) 부문의 이익이 3분기에 이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4분기 실적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GS칼텍스는 2008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조승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매입을 할 때 사용되는 외화부채가 GS칼텍스의 경우에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환율이 요동친 것이 GS칼텍스에게는 대규모 환손실을 보게 만들면서 수익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GS칼텍스의 손실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근거는 다른 정유업체들보다 원가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경우 중동지역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운송시간 동안 원유가가 달라질 경우를 고려해 계약을 당월 유가를 기준으로 삼거나 익월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있는데 GS칼텍스의 경우 당월 기준 계약의 비중이 높았던 것. 따라서 유가하락세가 지속되면서 GS칼텍스가 상대적으로 비싼 유가를 지불, 원가 부담이 높아져 4분기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직 4분기 실적이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환율 상승과 정제마진 축소 등으로 인해 업체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정유업계 전망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석유제품 수요 증가가 아직 불투명한데다 새해부터 시작된 중동지역의 불안으로 국제유가 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실물경기 위축으로 국제석유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석유제품가격마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정유업계 실적을 예측키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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