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건설 수주 경쟁력 높아져

입력 2009-01-0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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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해외 건설 수주 2년만에 1위 되찾아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가 극도의 침체를 보였던 것과 반대로 해외건설은 최대의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건설 수주에 참여하는 국내 업체들의 수가 늘어나는 등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해외 건설수주액은 당초 목표치였던 500억 달러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막판 삼성물산의 두바이 '팜 주메이라 빌리지센터' 수주에 따라 476억4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07년 해외건설 수주액인 397억8800만달러에 비해 19.7%가량 신장된 것이다.

건설사 중에서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린 업체는 현대건설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두산중공업에 내 준 해외건설 수주 1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올 한해 65억 달러 어치의 해외수주 실적을 거둬 2년 만에 다시 해외건설 최다 수주 건설사 자리에 복귀했다.

현대건설의 뒤를 이어 해외건설수주 2위를 차지한 GS건설은 53억38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대림산업도 34억97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4위를 차지한 SK건설부터 9위를 차지한 대우건설까지 6개 업체가 모두 20억 달러 규모의 해외건설 수주를 기록하고 있다.

또 가장 많은 건수의 수주를 달성한 업체는 포스코건설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수주액은 26억8300만 달러로 SK건설에 이어 5위에 머물렀지만 수주 건수는 34건으로 1위 현대건설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주건수를 기록했다. 현대건설 등이 '집중과 선택'을 보였다면 포스코건설은 '마당발'식 해외건설 수주에 나선 셈이다.

2005년만 해도 해외건설 수주 10개 업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삼성건설의 추격도 거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26억100만 달러의 해외 수주고를 기록, 7위에 올랐다. 하지만 막판 10억8000만 달러 상당의 두바이 '팜 주메이라 빌리지센터'를 단독 수주해, 올해 이후 해외 건설 수주에 본격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2008년 해외건설 수주의 가장 큰 특징은 해외건설 수주의 '저변확대'다. 2007년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되면서 부터 본격화된 해외건설 수주는 올 하반기 오일달러 약세로 인한 중동시장에서의 고전으로 성장세는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약 400억 달러 규모를 수주하며 전년도인 2006년 대비 140%의 수주 실적 신장을 기록했던 2007년 한해 동안 해외건설 물량을 수주했던 건설사는 178개 업체로 이는 전년과 똑같은 업체 수였다. 또 2007년 해외수주액에서 상위 10개 건설사들의 수주비중은 72.4%로 전년보다 4.4%P 줄어드는데 그쳤다.

반면 2008년 해외수주에 성공한 건설사는 모두 377개 사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으며, 상위 10개 업체의 수주 비중은 67.5%로 사상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이중 우림건설은 15억5800만 달러를 수주, 10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수주건수도 2007년에는 312건에 그쳤지만 지낸 해에는 중소형 건설업체들이 대거 수주에 참여, 546건의 수주건수를 기록한 바 있다.

수주 업체를 살펴볼 때도 2007년 이전까지는 강화된 오일달러를 이용, 플랜트 사업에 진출한 중공업 계열 업체들이 많았던 반면 2008년 들어서는 '정통' 건설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 수주도 이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에선 풀이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실적 순위를 보면 현대중공업이 23억6100만 달러를 수주, 중공업 회사 중에선 유일하게 8위에 이름을 올리며 10위권에 들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해외수주 순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며,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삼성물산 등 정통 건설사들의 비중이 무거워지고 있는 상태다.

한편 내년 이후 해외 건설 수주 전망은 비관과 낙관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수주 실적 전망은 전세계적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위축을 반영, 지난해보다 다소 낮은 4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함께 시작된 '약(弱)오일달러'는 중동시장 수주에 전체 해외건설 수주의 2/3를 걸고 있는 우리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불안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아시아 시장도 주로 베트남, 카자흐스탄도 개도국을 대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2년 이상으로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금융위기도 부담요소로 꼽힌다.

이밖에 지난해 377개 업체가 해외건설 수주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업체들이 해외수주에 매달릴 경우 지난 70년대 후반 이른바 '중동막차'시기와 유사하게 우리 업체끼리의 경쟁이 나타나는 상황도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특히 최근 대한건설협회 등이 정부와 공공기관이 부지런히 유치해오는 해외건설 사업이 수주가 아닌 리스크가 적지 않은 개발사업 방식임을 감안할 때 자칫 위험에 빠질 우려도 점쳐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의 침체가 두드러진데다 해외건설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잇따라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며 "건설시장은 여타 상품과는 달리 공급과잉 현상이 빨리 오는 산업인 만큼 과당 경쟁과 과다 수주로 인한 위험성이 상존하다는 것을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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