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기 기축년(己丑年) '투자 전략'

입력 2009-01-12 11:32 수정 2009-01-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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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관심 높지만 여전히 주식투자 매력이 돋보일 것

#전문

지난해 12월 16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FF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의 1%에서 0~0.25%로 인하했다. 이는 지난 1990년 FF금리가 정책금리로 채택된 이래 목표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함과 동시에 '제로금리' 정책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최근 고용, 소비, 투자, 산업생산, 금융시장 불안, 신용경색 등과 같은 경제여건이 향후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인플레 압력은 거의 해소됐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9년도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이로 인한 투자ㆍ소비심리의 위축, 금융기관들의 손실 확대 가능성 등의 문제를 감안한다면 제로금리의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대체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제로금리 정책은 통화정책의 중간 목표가 이자율이 아닌 통화량으로 변화됐다는 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책금리를 제로로 낮춰 더 이상 이자율 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최후의 수단으로 통화량을 조절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FOMC는 제로금리 정책과 더불어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 등의 시행을 의결한 점 역시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양적완화란 통상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늘림으로써 경기위축 방어와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비통상적인 통화정책을 의미하는데 대개 정책금리가 제로에 근접해 통상적인 통화정책인 금리정책이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한다.

다만 문제는 통화정책의 최후 수단조차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에 달려 있는데 이른바 유동성 함정(Ligidity trap) 우려다.

유동성 함정은 통화량을 계속 공급하더라도 시중 금리가 하락하지 않고 소비와 투자 등의 전반적인 경제 활동 부진이 이어져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한동안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지나 예전처럼 재차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일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현재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취임 이후 유동성 공급과 더불어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진작시키는 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 함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과거 일본의 경우 여타 정책보다 금리인하 정책만 고집한 결과 선제적 대응에 실패해 부동산 버블 붕괴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현재 경기부양과 통화, 재정 정책등을 병행하는 가운데 의사결정 역시 현재까지 신속하고 선제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는 점은 유동성 함정 우려는 기우라는 의견에 힘을 싣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page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주목받는'채권'투자의 매력

그렇다면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하는 '기축년(己丑年)'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전략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현재 미국발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라는 불안 요인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극도로 불안케 하고 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2% 초반까지 하락했고 단기 국채 금리는 0%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극도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이 1%의 정책금리를 유지한 지난 2003년 6월부터 2004년 6월까지도 외국인들의 미국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패턴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참여하기엔 현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채권 및 채권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경색 및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 현재와 같은 변동장에서 안정성을 감안할 때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올들어 증시 불안으로 인한 채권형 펀드의 상대적인 선전이나 자산운용사들의 국공채 투자 펀드 출시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례로 KB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말 '코리아 스타 국공채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정부가 지난 10월 채권시장 안정 대책의 하나로 발표한 세제지원 방안도 이러한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이러한 분위기 속 장기회사채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 역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장기회사채펀드의 경우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하며 1인당 5000만원 한도 내에서 거치식으로 3년 이상 가입시 3년간 발생하는 투자 소득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한국투신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에서 출시한 관련 상품이 지난해 하반기들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고 삼성투신운용과 아이투신운용 등이 올초 장기회사채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상품 등이 채권을 월등히 앞서

제로금리 시대의 진입이 경제 주체간 신뢰상실과 경기 침체라는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채권투자에 비해 주식투자는 분명 위험한 선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초저금리 기간 동안 주요 자산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미국 국채에 비해 주식과 부동산, 상품 등의 수익률이 과거 월등히 앞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저금리가 가능한 환경은 이미 각종 자산가격 거품이 꺼진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초저금리 시대는 다시 주식과 부동산, 상품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을 내놨다.

무엇보다 자산가격의 저점이 어느 수준인지 혹은 언제가 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 자산가격의 저점을 예측하고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기보다 1년 정도의 중기적인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초저금리 환경에서는 과거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안전자산인 국채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주식이나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경우 "이미 급격한 가격 조정을 경험했고 정부의 부양조치와 금리 인하로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채권대비 주식에 대한 매력은 기축년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초 국내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도산 및 구조조정, 그리고 실적 하향 조정이라는 풍파를 견뎌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는 데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자재 시장으로 대변되는 상품 시장의 관건은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달러 약세에 따른 유동성 측면에서 원자재 가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원자재 수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이 정책적인 측면에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달러 강세의 지속 가능성도 의문시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미국 국채 이외 자산에 대한 중국내 관심이 현재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경기부양을 위한 원자재 수요 증가를 감당하고자 자국 기업들의 해외 자원기업들에 대한 인수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 연구원은 "이러한 중국의 정책이 향후 글로벌 원자재 시장 가격 동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부양이 본격화되는 내년 중후반부터 원자재 관련 투자의 활성화 및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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