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25)이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경찰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김태현으로부터 과거 스토킹 피해를 봤다고 제보한 A 씨는 17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김태현이) 집착하고 스토킹하는 게 처음이 아니다.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19세였던 김태현은 중학교 1학년이었던 A 씨와 친한 형, 동생 사이로 지냈다. 김태현은 어느 날부터 A 씨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고 대신 요금을 내주는 등 지나친 호의를 베풀었고 집착하기 시작했다.
김태현은 자신과의 약속을 거절한 A 씨를 향해 자해 사진, 칼 사진 등을 보내며 협박했다고 한다. 집 앞에서 기다리다 죽이겠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 씨에게 게임 계정을 빌려 달라고 한 뒤 게임 계정과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SNS 계정에 접속해 A 씨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엿보고 A 씨를 사칭해 지인들에게 악의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 씨는 "신고하거나 누구에게 말하면 부모님과 가족을 다 죽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 이름과 전화번호를 보내왔다"고 했다.
한 심리상담센터장은 "스토커들은 사람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소유물로 본다. 통제가 안 될 때 극도의 흥분감이 올라오는데 이것은 상대를 향해 더욱 집요해지고 괴롭히고 협박하고 욕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며 "그 단계가 지나가면 극단적 상황이 돼 소유물을 제거하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 30분께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큰딸 A 씨(25) 집에 택배 기사를 가장해 침입한 뒤 혼자 있던 작은 딸과 5시간 뒤 집에 들어온 어머니를 연이어 살해했다. 그는 약 한 시간 뒤 마지막으로 귀가한 A 씨마저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