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말 기업 결산 앞두고 '환율 개입' 나섰다

입력 2008-12-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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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 하락시 기업들 장부상 외화부채 수조원 줄어...연초 다시 폭등 우려

정부가 기업들의 연말 회계결산을 앞두고 환율 끌어 내리기에 부심하고 있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의 경우 회계 결산시 기준이 되는 연말 환율에 따라 장부상의 손익이 크게 좌우되기 되기 때문이다.

◆정부 환율 개입 왜?

24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연말을 며칠 앞두고 환율을 하향 안정시킬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업의 회계 결산시 기준이 되는 연말 환율이 오를 경우 장부상의 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서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릴 경우 기업의 장부상 외화부채가 수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31일 환율의 변화에 따라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연말 결산이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는 24일 외환시장에서 장 후반 환율 직접 개입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정부의 개입으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장 후반 들어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31원 이상 급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 관계자는 "외화부채가 있는 기업측면에서는 연말 환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유리한 게 사실"이라면서 "연말을 앞두고 환율이 현 수준보다는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연말을 앞두고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 수준(1306.5원)도 한달 전 1400원대 비하면 낮은 편이나 1300원 이하 수준까지는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그는 "1300을 중심으로 기업체 네고 물량이 대거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12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송재은 연구원도 "연말을 앞두고 기업측면에서는 환율의 하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사실이나 연말에 결제 수요가 몰리면서 환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라면서 정부의 '환율 내리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매입 수요 분산...부작용 우려도

정부는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과 함께 수입업체를 비롯한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달러 수요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환율 안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주요 수출기업과 공기업,금융기관에 연말 매입 수요를 내년으로 이월시키거나 기업별 매입 수요를 최대한 분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월말 기업의 달러 수요가 상당부문 분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큰 폭의 환율 급등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더불어 경상수지 흑자로 전환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달러 수급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달러 수요를 인위적으로 이월시킬 경우 내년 들어 달러 수요가 몰리면서 다시 한번 외환시장이 불안해 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연말이라 기업의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부의 환율 개입인 인위적인 수요 분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달 들어 환율이 하향 안정되고 있고 향후 수급 전망도 나쁘지 않은 만큼 정부 당국의 개입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연말을 앞두고 환율 하락에 대한 기업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환율 하락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할 지, 그리고 그 효과가 기업과 시장에 모두 순기능으로 돌아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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