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만든다는 금융지주 '제살깎기' 우려

입력 2021-04-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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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은행 계열사와 중복 투자”
경쟁 심화로 인력 감축 불 보듯
금융지주, 비대면 수요 커 희망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4대 금융지주사가 직접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의지를 내비치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금융 참여를 통한 금융 혁신이라는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중복투자를 통한 제살깎기 경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는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추가 허용 방침이 확인될 시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가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했을 당시 이들 금융지주는 인터넷은행 설립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연합회는 이르면 이달 내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은행 수요 조사 결과 등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만약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은행을 세울 시 지주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 형태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인터넷은행 설립 주체로 나선다면 은행법과 시행령상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최대 30%까지만 보유할 수 있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은행을 자회사로 두는 데는 지분율 50% 이상만 확보한다면 법적인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크게 부정적이진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실제로 인터넷은행이 추가로 설립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동일 금융지주 내 계열사간 경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 내 은행에서 인터넷뱅킹을 확대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이 설립되면 계열사간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같은 계열의 은행은 점포 축소, 인력 축소 등 효율성 제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 기업에서는 계열사간 동일 사업에 뛰어든 경우 사업을 몰아주는 정리 작업에 들어가지만, 금융지주가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설 시 반대의 경우가 돼버리고 중복 투자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인터넷은행들은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 ‘ICT 금융 참여를 통한 금융 혁신’이라는 인터넷은행의 인허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아직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까지 시장에 진입하면 기존 업체들의 타격은 불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예상되는 여러 난관에도 금융지주가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을 반기는 데는 비대면 금융거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작년 18개 국내은행·우체국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자금이체·대출신청 금액은 1일 평균 58조65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다. 특히 대출 서비스는 난해 인터넷뱅킹으로 신청된 금액이 하루 평균 4842억 원으로 151.5%나 급증했다.

금융지주로서는 덩치가 큰 기존 시중은행만으로 급증하는 비대면 금융거래 수요에 대응하기보단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을 추가로 확보해 새로운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의 금융지주사 수요 조사 결과와 7월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 필요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만약 인터넷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시 대략적 추가 인허가 수와 일정, 설립 조건 등을 제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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