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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선거 캠프’란 이해관계가 제각각 다른 정치인들이 모여 선거 캠페인 기간 내에 이합집산하는 까닭에 효율을 내기가 쉽지 않다. 단기간 내 화학적 결합도 어려울뿐더러, 각 지역에서 유세차량을 누가 끌 것인지 이권과 지역 조직의 헤게모니 싸움인 측면도 있다. 다만 선거 결과에 따라 이러한 균열을 얼마만큼 밖으로 드러내느냐의 차이가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대선을 1년 앞두고 전초전으로서 각 당이 사활을 건다는 것을 물론 전제로 한다. 그러나 대선 잠룡들이 저마다 속속 갈라치는 상황에서 겉으론 ‘원팀’을 앞세우지만 내년 대선·지방선거, 2024년 22대 총선까지 바라보면서 이해득실을 따지는 백가쟁명식 속셈과 해법이 난무하기 쉽다. 심지어 조직력만을 바라보고 ‘체리 피킹’(Cherry picking)과 다를 바 없이 ‘자기정치’만을 ‘이때싶’(이때다 싶어)하려는 문제도 있다. 과연 어느 쪽이건 ‘오합지졸’이고 ‘아사리판’일 수 있는 상황인 건 마찬가지다.
실패가 진할수록 공공의 적이나 희생양을 삼기도 쉽다. 그러나 질 거라면 깔끔하게 지자. 쇄신하되 책임론에 매몰되지만은 말자. 누군가는 점령군이 될 것이고 누군가는 패잔병으로 남을 것이다. 책임을 ‘옴팡’ 뒤집어쓸 인물만을 찾느라 소진하지 말자. 탓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