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 설계 수의계약 절반 쓸어담았다

입력 2021-03-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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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장 시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LH 사장 시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6년간 수의계약(경쟁 없이 발주자가 수주자를 정하는 계약) 형태로 발주한 설계 용역 중 절반 이상을 LH 전관(前官) 영입 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2015~2020년 LH가 수의계약 형태로 발주한 설계 용역 536건 중 LH 전직 직원을 영입한 회사가 수주한 계약은 297건(55.4%)이다.

계약 금액으로 따지면 사업비 9484억 원 중 6582억 원(69.4%)을 이들 업체가 쓸어담았다. 사업비 상위 10개 사업 가운데선 9개 사업에 LH 전관 업체(공동 도급 포함)가 끼어 있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있던 2019년에도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2895억 원 규모 설계 용역 중 2109억 원어치를 전관 업체가 차지했다.

경실련은 "일반적으로 수의계약은 수천만 원 미만의 소규모 사업에 적용되며 특혜 시비로 인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며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개별 사업금액이 과다하게 높은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상위 10개 사업에 대한 수의계약 체결이 공교롭게도 모두 변창흠 사장 시절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LH 전직 직원 영입 회사는 경쟁입찰에서도 선전했다. 2015~2020년 경쟁입찰 형태로 발주된 건설사업 관리용역 290건 중 이들 회사가 수주한 계약 비중은 39.7%(115건)에 이른다. 계약 금액 기준으론 48.0%(8035억 원 중 3853억 원)에 이른다.

이 기간 사업관리용역 수주 상위 10개 업체의 수주고가 전체 건설사업 관리용역 경쟁입찰 발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0%(5226억 원)이다. 이 가운데 5개 회사가 LH 출신을 자사 임직원으로 채용했다. 특히 수주 1위를 차지한 모(某) 건축회사는 LH 단장, 처장 출신을 자사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개별 건설사업 관리용역의 낙찰자 결정방법에 따르면 LH 전관을 영입하게 되면 그들로 인하여 PQ(사전 자격 심사 제도ㆍ입찰에 앞서 입찰자들의 용역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으므로 수주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경쟁입찰방식으로 발주돼도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월등히 커진다"는 게 경실련 측 추론이다.

경실련은 "LH 임직원에 대한 재취업 대상을 확대하고, 중간관리직 이상의 LH 전관 재취업현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면서 "LH 사장 시절 LH 전관 영입업체들에 대한 수주 독식을 방조한 변창흠 장관은 장관직 수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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