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술 취한 의사가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해 아기가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22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수술을 집도한 의사 A 씨의 음주 사실을 확인했으며, 의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사실은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열 달 품은 제 아들을 죽인 살인자 의사와 병원을 처벌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습니다. 청원인은 "갑자기 양수가 터져 병원을 찾았지만, 주치의 A 씨는 휴진이고, 당직 의사는 '아이 상태가 좋아 자연분만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그러나 저녁 무렵 갑자기 간호사들이 분주해지더니 뱃속 아이의 심장박동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말이 들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원인은 "이후 A 씨가 급하게 수술실로 들어와 제왕절개 수술을 했지만 결국 아이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A 씨한테서는 코를 찌를 듯한 술 냄새를 풍겼다고 한다"며 "술 취해 수술방에 들어온 A 씨와 그가 올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당직 의사를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경찰은 일단 A 씨의 음주 사실은 확인했습니다. 당시 가족 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1%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그가 혈중알코올농도는 0.038% 상태에서 직접 차를 몰고 병원까지 운전한 사실을 확인해 그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또 의료사고 여부를 가리기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대한의사협회 등에 감정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한편 해당 병원 측은 "청원인의 주장이 사실이 다르다"고 반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가 외국인 선수의 채무를 대신 갚으려다가 사기를 당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터키 프로축구 구단 데니즐리스포르 관계자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2억 원의 피해를 봐 조만간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에 따르면 이 사기범은 2019년 8월 인천유나이티드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을 데니즐리스포르 관계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인천유나이티드가 데니즐리스포르에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케힌데의 연봉 중 2억 원을 특정 계좌로 송금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시 인천유나이티드는 데니즐리스포르로부터 "케힌데가 구단에 채무가 있으니 연봉 중 2억 원을 송금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케힌데와 합의해 돈을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이메일로 받은 특정 계좌가 구단 소유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데니즐리스포르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자 해당 특정 계좌로 돈을 송금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특정 계좌는 데니즐리스포르의 계좌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 관계자는 "이메일을 보낸 사기범은 우리 구단이 데니즐리스포르의 요청을 받은 내용을 알고 있던 외국인으로 추정한다"며 "우선 국내 경찰에 신고하고 필요하면 인터폴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케힌데는 2019년 8월 인천유나이티드에 영입돼 활약하다가 지난해 6월 무릎을 다쳐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자 구단 측과 계약 해지 합의를 하고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5년 가까이 10억 원에 달하는 교구 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쓴 천주교 직원이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습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사인 위조, 사문서위조·행사 혐의로 기소된 임모(61·남)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임 씨는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리국 직원이었던 임 씨는 2015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교구 명의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거나 교구 소유 건물의 임대료를 챙기는 등 총 128차례에 걸쳐 9억8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횡령한 돈은 임 씨의 빚을 갚는 등 사적인 곳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 씨는 교구 계좌에서 입출금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자신에게 교구 은행 업무를 위임한다는 취지의 위임장을 직접 작성해 위조한 뒤 은행 직원에게 제시한 혐의도 있습니다.
재판부는 "5년이 넘는 기간에 약 9억 8000만 원을 횡령한 점,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 계좌에 있는 자금을 정상적인 결재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자유롭게 인출·이체하기 위해 사문서와 인장을 위조하는 등 범행 수법과 내용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퇴직금 약 2700여만 원을 포기하고 추가로 2000만 원을 갚아 일부 피해를 복구한 점,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임 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