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내 날개 어딨지?" 추락하는 국제유가

입력 2008-12-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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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단기효과 있을듯...WTI 5년만에 30달러대

세계 금융 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추락을 거듭하던 국제유가가 2004년 초 이후 거의 5년만에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사상 최대 폭의 감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추락한 것이다.

특히 내년도 유가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향후 유가가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심각한 침체로 향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유가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 지속될 경우 배럴당 30달러선도 붕괴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OPEC의 대규모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원유 수요 급감과 재고 증가 우려로 인해 유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TI, 5년만에 30달러대 회귀

19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3.84달러 하락한 36.2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04년 초 이후 거의 5년만에 30달러대로 떨어진 것이다.

불과 5개월 전인 지난 7월11일 배럴당 147.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10달러(73%)도 넘게 급락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20일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진 이후 한 달도 안돼 40달러선 마저 무너졌다.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두바이유 가격도 이날 배럴당 42.45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 6일 이미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유가 급락세는 올해 상반기 분위기와는 180달러 달라진 양상이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석유가 부족하다'는 근거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일부 투자기관은 배럴당 200달러까지의 상승 전망을 거침없이 내놨다.

하지만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럴당 30~40달러는 무난한 수준이고 일부 전문가들은 배럴당 20달러도 멀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꼭 6개월 전 예상했던 200달러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JP모건은 "내년도 유가는 당초 전망치인 배럴당 69달러에서 26달러 하락한 배럴당 43달러로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유가가 최대 배럴당 25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OPEC 감산 효과 없다"

시장에서는 OPEC이 지난 17일 하루 평균 220만배럴을 감산키로 하고 미 달러화 가치도 최근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급락세를 지속하는 것은 유가 약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OPEC의 하루 평균 220만배럴 감산은 역대 최대폭으로 지난 9월 하루 50만배럴과 지난달 150만배럴의 추가 감산을 감안하면 총 420만배럴의 감산을 의미한다.

통상 OPEC의 감산 조치는 공급 부족 우려를 불러와 유가의 강세를 불러오는 것이 정상인데 지금은 이러한 통상적인 시스템 조차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유가의 하락세는 전 세계 경기침체가 이어짐에 따라 원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석유 수요는 올해 들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마저 성장 둔화로 석유소비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한 세계 원유공급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등 비OPEC 국가들이 당초 OPEC의 감산결정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침묵을 지킨 것도 유가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비OPEC 국가들이 감산대열에 합류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가가 30달러대를 지키는 것도 위험할 경우 OPEC이 다시 회의를 열고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 단기적으로 '긍정적'

이처럼 국제유가가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그동안 고유가와 환율 상승이라는 온갖 악재에 시달려온 한국경제에 단기적으로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를 100% 수입하고 있는 만큼 유가 하락은 기업의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져 가계의 소비 여력이 확대되는 등 선순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유가 하락세가 세계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에 따른 것이여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세계경기침체로 세계 최대 수요 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줄면서 대다수 기업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수익성·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다는 것. 특히 자금난으로 파산하는 기업이 늘면서 대규모 실업 한파가 몰아닥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환율 하락과 함께 유가 역시 떨어지는 것은 세계적인 디플레이션의 전조"라며 "장기적 안목에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추락하면서 세계 유수기관들의 유가전망 역시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주요 에너지 분석기관인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CERA)는 내년 중동산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을 배럴당 66달러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40달러 초중반대를 오가는 두바이유 가격보다 한참 높은 것이다.

지난 3일 전망치를 내놓은 미국 석유산업연구소(PIRA)는 내년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4.93달러선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내년도 두바이유 전망치로 배럴당 66.6달러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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