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차익 3~5배 환수"…정부, 성난 민심 달래기 위해 '강수'

입력 2021-03-07 15:51 수정 2021-03-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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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ㆍ여당이 내부 정보를 사익 추구에 악용한 택지 관련 부처나 공공기관 종사자에게 차익의 최대 5배까지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부동산 정책이 좌초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선거를 앞두고 몸이 단 여당도 거들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비공개ㆍ내부정보를 부당하게 활용한 투기 △담합 등 시세 조작행위 △신고가 계약 후 취소하는 등 불법 중개 ㆍ교란 행위 △불법 전매ㆍ부당청약 행위 등을 '4대 시장교란 행위'로 규정했다. 홍 부총리는 이들 행위에 대해 "부당이득 회수는 물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을 참고해 범죄 행위로 얻은 이득 이상이 환수되도록 협의해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내부자 거래는 1년 이상 유기징역과 그를 통한 이익의 3~5배를 벌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공공주택특별법보다 처벌 강도가 더 세다. 투기 차익 이상을 환수할 수 있어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부나 공공주택사업자, 지방자치단체 종사자가 공공주택 관련 미공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면 자본시장법상 내부자 거래와 같은 1년 이상 유기 징역과 이익액 3~5배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ㆍ여당이 이 같은 강수를 두는 건 LH 직원 투기 논란으로 부동산 정책 동력이 약화하고 있어서다. LH 직원들이 토지를 매입한 광명ㆍ시흥신도시 예정지에선 벌써 신도시 개발 유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LH 주도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5일 등록된 지 사흘 만에 동의 만 건을 얻었다.

이런 흐름이 확산하면 3기 신도시를 포함한 문재인 정부 주택 정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광명ㆍ시흥신도시는 3기 신도시 최대 지구이자 2ㆍ4 공급 대책 첫 주자로서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의미가 크다. 홍 부총리도 이날 담화문에서 "혹여나 이번 사태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그간 모든 정책 역량을 쏟아오며 진력해온 정부의 정책 의지와 진정성이 훼손될까 안타깝고 두렵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 달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당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투기 논란을 진정시키지 못하면 가뜩이나 부동산 민심에 민감한 서울ㆍ부산 표심이 민주당 후보자들에 등을 돌릴 수 있어서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속도를 높여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당장 이달 중 공공재개발과 공공 직접시행 재건축ㆍ재개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를 공개하고 다음 달엔 광명ㆍ시흥신도시에 이은 2차 신규 택지를 발표한다. 다만 투기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이들 후보지 선정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는 "주택 공급 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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