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인력 부족으로 지점 폐쇄
급여 지급 시기 도래에 혼란 심화 예상
미얀마, 현금 기반 사회여서 은행 마비 더욱 치명적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24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꽃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양곤/로이터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1/02/600/20210225164141_1586782_1200_825.jpg)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직원들이 지난 1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면서 은행이 마비된 상태다. 은행원들은 공무원과 교사, 철도 근로자, 병원 의료진, 기타 노동자 등 각계각층 구성원과 함께 집단 출근 거부에 나서고 있다.
현재 미얀마에 있는 대부분의 은행은 돈 세기에서 기업 급여 제공에 이르기까지 각 기능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지점을 폐쇄해야 할 정도다. 은행들은 현금인출기(ATM)와 온라인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직원 부족과 군정에 의한 인터넷 폐쇄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월말 기업들이 직원에게 월급을 지급해야 해서 이러한 문제점이 더욱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러한 위기는 미얀마와 같은 현금 기반의 사회에서 더 치명적일 수 있다.
민간은행 대부분이 문을 닫고 나서 일부 국영은행만 영업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현금을 찾기 위해 매일같이 이들 은행의 ATM에 몰려들고 있다.
미얀마의 저명한 역사가 탄트 민우(Thant Myint-U)는 “수천 개 기업에 대한 지불과 100만 명 이상 사람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은행 시스템의 셧다운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정치적 대치 상황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비키 보우먼 미얀마책임경영센터(MCRB) 소장은 “민간은행들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들은 매일 국무위원회와 중앙은행으로부터 지점을 열 것을 요구하며 겁박하는 전화를 받는다”고 전했다. UAB, 요마은행, 캄보자(KBZ)은행 등 미얀마 현지 은행 3곳은 이번 주 성명에서 “미얀마 국민의 의지와 이익에 따라 대화와 화해를 바탕으로 위기가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직면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쿠데타 이후에도 평상시처럼 기업들이 사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군부도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캐나다는 군부 고위 인사들과 그들의 사업을 겨냥해 속속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1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소 윈 부사령관 등 군부 관계자 10명을 제재 대상에 올린 데 이어, 22일 쿠데타에 연루된 인사 2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동결과 자금거래 금지 등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EU는 쿠데타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이들을 겨냥한 제한 조치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군부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쿠데타 이후 문을 열었던 군 소유의 은행 두 곳은 인출금액을 제한해야 했는데, 이는 이들 은행에 추가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