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회복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정유사들이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SK이노베이션의 전문 보도채널 '스키노뉴스'는 최근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미국, 일본발(發)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 차질로 석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일본 후쿠시마현(県)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과 미국 텍사스주(州)에 30년 만에 몰아닥친 한파로 업계에선 미ㆍ일 지역의 정제설비 가동 중단으로 인한 정제마진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정제마진은 꾸준히 개선됐다. 지난해 마이너스와 1달러대를 오르내리던 정제마진은 이달 16일 기준 2.1달러로 올랐다.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정제해서 만든 석유제품을 팔고 남는 이익을 말한다. 정유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삼는다.
특히 최근 일본의 지진과 미국의 한파 등으로 정제설비가 중단하며 정제마진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이 부족해지면 나머지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현에서는 13일 지진으로 2개 이상의 정제설비가 긴급 중단됐다.
플랫츠(Platts)에 따르면 일본 석유회사인 ‘ENEOS’의 센다이 정제설비(하루 14만5000배럴 규모 생산)가 멈췄고, 도쿄 만에 있는 ENEOS의 네기시 정제설비(하루 27만 배럴 규모 생산)도 문을 닫았다.
또 미국 남부지역에 있는 텍사스주(州)에 30년 만에 들이닥친 한파로 정전 등이 발생하며 모티바(Motiva), 엑손모빌(ExxonMobil) 등 약 400만 배럴 규모의 정제설비가 이번 주 초 가동을 중단했다.
이번 한파로 정유ㆍ화학 설비가 집중된 미국 남부 지역은 전력ㆍ용수ㆍ연료 공급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동을 중단하는 정제설비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글로벌 정유 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하면서 메이저들의 스크랩(시설 해체)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BP는 지난해 말 호주 내 최대 정제 설비(하루 14만6000배럴 규모 생산)를 2021년 중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엑손모빌도 하루 9만 배럴 규모의 호주 정제설비를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업계에선 호주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의 이 같은 수급 밸런스 개선으로 기존 정유사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큰 폭의 적자를 냈던 정유사들이 올 1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지진으로 인한 일시적인 공급 불균형으로 단기 역내 마진의 반등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유가의 오버슈팅(과잉조절)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올해 1분기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