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K백신의 새로운 과제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

입력 2021-02-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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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건 관계자가 11일(현지시간) 로마 국제공한 인근 피우미치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투여를 준비하고 있다.  (파우미치노/AP연합뉴스)
▲한 보건 관계자가 11일(현지시간) 로마 국제공한 인근 피우미치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투여를 준비하고 있다. (파우미치노/AP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점이 다가온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발생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백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어 다국적 제약사보다 상용화 시점이 뒤처진 K백신은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백신 접종 집단면역 무력화 우려

현재 가장 많이 확산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로 80여 개국에 확산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40여 개국, 브라질발은 10여 개국에 퍼져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전역에서 7개 종류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현됐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집단면역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발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미국 전역에 확산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 달께 변이 바이러스가 주종으로 자리잡아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4차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99명으로, 2월 첫째 주 기준 54명에 비해 2주 만에 8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사람 세포와 결합한 뒤 세포에 침투하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무력화해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는 방식이다. 바이러스가 변이되면서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가 달라지면 기존 바이러스에 대응했던 중화항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와 결합해 세포 침투와 증식을 돕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개발 뒤처진 K백신, 후보물질 변경ㆍ동물실험 등 변이 바이러스 대응 의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진입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제넥신(GX-19N), SK바이오사이언스(NBP2001ㆍGBP510), 진원생명과학(GLS-5310), 유바이오로직스(유코백-19), 셀리드(AdCLD-CoV19) 등 5개 기업 총 6종이다. 모두 1상이나 1/2상의 임상 초기 단계인 만큼 다국적 제약사의 백신과 차별화하기 위해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을 갖추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넥신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착수했지만, 임상 1상 투약 완료 후 후보물질을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변경하면서 다시 임상에 들어갔다. 제넥신은 다국적 제약사보다 뒤늦게 개발에 들어선 만큼 기존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에 높은 서열 보존성을 가진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을 추가 탑재해 코로나19 변종이나 추가 팬데믹 상황에도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제넥신 측은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서도 변하지 않는 항원인 뉴클리오캡시드를 추가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백신을 개발하면 스파이크 항원만으로 개발한 백신보다 변이주 대응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다음달 1상을 끝내고 감염자가 많은 해외에서 2ㆍ3상 진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진원생명과학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고자 기존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외에 새로운 항원(ORF3a)을 추가해 해당 물질이 변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지 평가하는 동물실험에 착수했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개발이 늦은 만큼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외에 다른 항원을 추가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디자인했다.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고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데 필요한 T세포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ORF3a 항원을 새로 추가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기존 백신들과 차별적인 예방 효과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2개의 백신을 개발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해 후보물질을 변경하지 않고 기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을 우선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일단 백신을 개발한 후 완성된 플랫폼에 변이 바이러스를 적용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최근에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셀리드는 기존 바이러스 대응력을 가진 1세대 백신 외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2세대 백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셀리드 측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관련해 중화 능력을 각각 평가하고 연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선 변이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지 않다 보니 백신 개발 업체들이 기존 개발 물질에 새로운 항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을 갖추려고 해도 실험에 필요한 변이주를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실험을 위한 변이주를 구하기 어렵고, 가장 기초적인 동물실험도 해외에서 진행해야 한다. 정부에서 실험용 변이주를 들여오는 걸 준비 중인데 그렇다고 해도 BSL3ㆍ4 등 특수 실험실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백신 상용화 내년 전망…식약처 “조건부 허가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 참여자 필요”

한편 국내 업체가 개발 중인 백신의 상용화 시점은 내년으로 예측된다. 각 업체가 밝힌 백신 개발 일정에 따르면 임상 2상을 끝낸 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해 빠르면 여름, 늦어도 하반기에 사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식약처에서는 백신 안전성과 예방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 참여자 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측은 “2상이 끝나고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수는 있지만, 백신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것인 만큼 안전성과 예방효과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임상 참여자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2상에서는 수백 명, 3상에서 그보다 더 많은 대규모 임상이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신 개발을 연말까지) 100% 하겠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임상 3상까지는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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