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에쓰오일(S-OIL)에 이어 4조2교대로 근무 형태 변경을 추진한다.
노사 협의 단계로 근무 형태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증진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근무형태를 기존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변경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도 4조2교대 변경과 관련한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4조2교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4조2교대 근무제는 근무조를 4개로 나눠 2개 조는 주간과 야간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는 2개 조는 쉬는 근무 방식이다.
정유사들이 기존에 시행 중인 4조3교대 근무제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연간 총 근로시간은 같다. 다만, 노동자가 연차휴가 등을 포함해 일 년에 쉬는 날은 80일 이상 늘어난다.
정유업계에선 에쓰오일이 가장 먼저 4조2교대를 도입했다. 2018년 12월 4조2교대를 시범 시행하기로 한 뒤 지난해 12월 이를 정식 시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근무 형태를 변화를 주려고 하는 것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을 강화하고 4조3교대 근무 형태의 근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4조3교대는 이틀 일하고 하루 휴무 또는 나흘 일하고 이틀 휴무하는 근무 방식이다. 교대자가 넉넉지 않아서 결원이 생길 시 한 사람이 장시간 근로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연장근로(OT), 대근까지 합치면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가 정식으로 4조2교대를 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 역시 4조2교대 도입 논의 당시 시범 시행 기간을 6개월로 잡았으나, 구성원간 근무 형태에 대한 이견이 있어 시범 시행을 6개월 더 연장한 바 있다.
에쓰오일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까지 4조2교대 논의에 나서면서 정유업계 전반으로 근무 형태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정유업계는 공장이 24시간 가동되는 산업 특성에 따라 1960년대부터 4조3교대 근무 형태를 유지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유 4사 중 2개사가 근무 형태에 변화를 주면서 다른 회사들도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