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지 않는' 상도동 신원아침도시

입력 2008-12-09 10:53 수정 2008-12-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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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종합개발, 중도금 대출 시작됐는데도 시공은 지연

시공사의 '공사 지연'으로 한 지역 조합아파트 조합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흔히 시공이 중단되는 이유는 건설사 부도 등 최악의 경우지만 '멀쩡한' 건설사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시공을 늦추고 있어 가뜩이나 고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는 조합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건설업계와 신원종합개발, 한전상도동연합지역주택조합 등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지역조합 아파트 '상도역 아침도시'를 짓던 신원종합개발은 최근 시공을 중단했다. 이 아파트는 전체 882가구 규모로 이 중 305가구를 일반에 분양했다.

신원이 시공을 중단한 표면적 이유는 미분양으로 인한 공사비 미지급이다. 올초 일반분양으로 83~151㎡ 305가구를 내놨지만 3.3㎡당 최고 2300만원 가량인,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로 인해 실적이 좋지 못했다.

시공사인 신원 측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분양가 인하를 조합 측에 요구한 상태며 공사비 미지급과 아울러 인근 무허가 세대를 완전히 철거하지 못해 사업 속개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공사를 중단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공사 측의 이같은 결정에 조합 측은 격앙돼 있다. 당초 책임준공을 약속한 신원종합건설이 경기 불황을 핑계로 '배짱'을 부리고 있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신원종합개발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 '아침도시'를 론칭하고 일찍부터 아파트 공급에 나섰지만 서울 지역에서는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한 실적이 없다.

그러다가 최근 지역조합 아파트 수주에 나섰지만 정작 일반분양이 미진하고 무허가 가구 명도 이전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사업 장기화가 우려되자 손을 떼겠다며 조합원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한 조합원은 "일반분양이 미진하지만 타 아파트 단지처럼 10~20% 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아닌만큼 공사를 진행하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며 무허가 세대 문제 등은 조합과 시공사가 해결할 일이지 조합원들이 해결할 일은 아니다"며 "이같은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원종합개발의 공사 지연은 이 회사의 M&A와도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건설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끈임없이 M&A설이 나돌던 신원종합개발은 급기야 M&A와 관련, 금융당국의 조회공시를 요구받고 지난 11월3일 "아직 지분 매각 건에 대해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M&A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결국 조합원들과 상관이 없는 업체 측의 M&A 논의가 조합원들의 내집마련 꿈을 빼앗고 있는 셈이란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특히 지난해 사업승인을 받은 직후 공사가 시작돼 이미 중도금 대출도 이루어진 상황이라 공사비가 지급이 되든 안되든 조합원들의 이자 손실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한 조합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조합원의 자금 부담은 더욱 커지는 데도 시공사가 공사 중단이란 강수를 들어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안기고 있다"며 "결국 중소 건설사를 택한 조합원들에게 잘못이 있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 측은 공사지연이 M&A 등 회사 내부 문제와 무관한, 공사비 미지급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상 상도동 신원아침도시 조합아파트 건은 단순 도급공사이므로 공사비가 나오지 않는다면 사업을 속개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무허가 세대 문제 등 산적한 문제는 일단 조합이 해결해야 할 사항으로 오히려 조합의 무성의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끌고 가는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조합 아파트는 대형 건설사보다는 주로 중소형 건설사들이 사업을 수주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 처리 역량이 대형사들에 비해 낮아 사업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역조합의 경우 시공사가 부도가 날 경우 공사 지연 등으로 인해 조합원 피해가 클 수 있다"며 "시공사 선정 단계부터 조합 집행부의 일방적 일처리를 간과하지 말고 조합원 전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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