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고난의 행군’ 시작했다

입력 2008-12-03 10:46 수정 2008-12-03 10:4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수출주력제품 일제히 빨간불 속 내년 전망도 '난망'

국내 IT업계 수출 주력제품인 반도체, LCD는 물론 가전제품에까지 빨간 불이 켜졌다.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국내 IT업계는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분주하지만 워낙 시장상황이 불투명해 쉽게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내년 시장상황 역시 이변이 없는 한 반등이 쉽지 않다는 데 전문가들은 물론 업계가 동의하는 분위기다.

◆IT수출 내년 상반기 '최악' 전망

지난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8.3% 급감했다. 지난 2001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로 가히 '쇼크' 수준이다.

특히 가전(-51%), 반도체(-44%), 액정디바이스(-19.4%) 감소세는 충격적이다.

가전은 블랙프라이데이 특수 실종과 美 서킷시티 파산에 따른 대형유통업체의 재고감축 노력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특히 칼라TV부품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해외 생산기지의 판매 부진도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 가속화가 확실한 만큼 가전제품 수출 침체 역시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변이 없는 한 가전제품 수출이 올해 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며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반도체는 메모리 공급 과잉에 따른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세로 5개월 연속 수출감소세가 지속됐다.

가격 하락세 역시 급격하다. 1G D램 가격은 지난해 1월 2.50달러였던 것이 올 1월 2.03달러, 9월 1.65달러에 이어 지난 11월에는 0.94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MLC 8G 낸드플래시 경우도 지난해 11월 4.98달러에 이어 올 1월 3.17달러, 7월 2.33달러, 9월 1.75달러를 기록한 후 현재는 1.30달러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메모리시장은 급격한 수요 감소로 내년 상반기에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지수 팀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내년 상반기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김 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반도체 가격 반등은 빨라야 내년 2분기가 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시장 회복이 2010년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전북대학교 반도체과학기술학과 윤창주 교수는 "2010년에나 본격적인 가격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며 "신기술 개발과 함께 빠른 업종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반도체 호황기가 와도 이득이 거의 없는 산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업계 역시 내년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불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시장 상황이 워낙 불확실해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액정디바이스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구매심리 저하에 따른 소비재용 전자제품의 수요 감소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특히 디스플레이 패널(노트북, 모니터, TV 등)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패널 업체의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TFT LCD(TV용, 81cm)는 지난해 11월 327달러였지만 지난 11월에는 222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내년 TFT-LCD 패널 수급 상 올 하반기 초과공급 국면이 내년 상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지만 하반기들면서 초과공급 국면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경기 위축으로 세트나 패널업체들이 내년 상반기 재고를 상당히 축소한 가운데 북미시장의 디지털 방송 전환과 계절적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수급 문제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1분기 초과공급 수준이 가장 클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서면서 점차 초과공급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현재의 초과공급 국면은 수요 위축으로 촉발된 만큼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에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수출전망ㆍ사업계획 못 내

‘고난의 행군’을 눈앞에 둔 업계는 아직까지도 대부분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물론 KOTRA 역시 내년 반도체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형국이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내년 경기 상황이 워낙 불투명해서 내년 전망치를 내놓기 힘든 상황"이라며, “업계 대부분이 내년 사업 계획 수립을 최대한 미루고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내년 전망이 어렵기는 정부 부처 역시 마찬가지다.

지식경제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하다 보니 내년 전망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빨라야 중순경에나 구체적인 내년 전망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제의 초점이 공급 과잉에서 수요 위축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봄부터 여름까지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올 연말과 내년 초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OTRA는 주요 IT제품이 수요위축의 영향으로 내년에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KOTRA 관계자는 "반도체는 주요 수요처인 PC, 휴대폰 등의 소비위축으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주문취소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평판디스플레이는 미국의 내년 디지털 방송 전면실시에 따른 TV 교체수요에 기대를 걸었지만 경기침체로 한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이별 통보하자…" 현직 프로야구 선수, 여자친구 폭행해 경찰 입건
  • 블랙핑크 제니, 실내흡연?…자체 제작 브이로그에 딱 걸렸다
  • 설욕전 대성공…'최강야구' 강릉영동대 직관전, 니퍼트 150km 대기록 달성
  • 경북 청도 호우경보 '폭우 또'…포항·경산·경주·영천·고령도 유지
  • 비트코인, 하방 압력 이겨내고 5%↑…"이더리움 ETF, 18일 승인 유력" [Bit코인]
  • '발등에 불' 네카오 경영전략…이해진·김범수의 엇갈린 행보
  • 오늘의 상승종목

  • 07.09 11:03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310,000
    • +1.67%
    • 이더리움
    • 4,298,000
    • +4.65%
    • 비트코인 캐시
    • 468,700
    • +6.64%
    • 리플
    • 610
    • +3.39%
    • 솔라나
    • 194,600
    • +4.46%
    • 에이다
    • 518
    • +6.37%
    • 이오스
    • 727
    • +5.52%
    • 트론
    • 182
    • +2.82%
    • 스텔라루멘
    • 123
    • +4.24%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500
    • +5.4%
    • 체인링크
    • 18,450
    • +5.79%
    • 샌드박스
    • 413
    • +4.0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