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쌍용건설 인수 사실상 포기...증권가 반응은

입력 2008-12-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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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현실을 고려한 합리적 결정..재무리스크 부담 탈출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5개월만에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소식에 증권가 반응은 이번 인수 포기 결정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증권업계는 동국제강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신용경색 현상이 지속되면서 쌍용건설 인수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올 하반기 증시 폭락과 관련해서도 건설주가 국내증시 하락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 상황이 변한 만큼 비싼 가격에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내부의 인식이 점차 높아졌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동국제강 주가 반등을 제한하는 악재로 지목됐던 쌍용건설 인수 관련 재무부담 리스크가 이번 결정으로 인해 상당 부분 제거했다고 판단했다.

동국제강은 이날 오전 쌍용건설 인수 포기의사 결정을 캠코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인수 유예 1년 연장 요청'이라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캠코가 이날 오후 곧바로 동국제강의 계약 유예 요청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증권가의 이같은 해석은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쌍용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이행보증금으로 캠코측에 낸 231억원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4620억원에 달하는 쌍용건설 인수 비용 부담으로 부터 자유로워졌다는데 더욱 의미를 부여했다.

동국제강이 당초 캠코측에 제시한 쌍용건설 인수가격은 주당 3만1000원.

매각지분 50.1%를 사들이려면 4620억원이 필요했지만 쌍용건설의 최근 주가는 6000원선을 밑돌아 만약 현 수준으로 인수에 나섰다면 동국제강은 최초 인수 비용의 5분의 1수준만 조달하면 됐다.

하지만 캠코측이 가격 할인폭을 보수적으로 산정하면서 지루한 가격협상 공방이 그동안 지속돼 왔고 결국 딜은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포기 결정으로 인해 결렬됐다.

조인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과 캠코간 쌍용건설 인수합병(M&A) 관련 협상은 결국 가격차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쌍용건설 주가가 올 하반기들어 상당히 떨어지면서 최초 제시 가격으로 인수했을 때 입게될 3000억원 이상의 평가손이 현재의 경기침체 국면에서 꽤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와 관련해서도 "만약 캠코가 동국제강의 인수 유예 요청을 받아 들였다면 이는 동국제강 주가의 2009년 최악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을 것"이라며 "올들어 경기침체 국면속 인수합병에 성공한 기업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유동성 악화 우려와 관련된 시각이 고려된 동국제강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김현태 현대증권 연구원도 "경기하강 국면이 향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포기 결정을 두고 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며 "국내 건설업에 대한 향후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속에서 동국제강이 불리한 조건을 안고서 무리하게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인수에 그동안 수차례 부정적인 의사를 보여 왔던 주주들의 반발 역시 무시 못하는 부분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의 건설업 진출을 두고 기존 주주들이 최근 '배임'을 거론하며 경영진을 압박했고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말라는 강력한 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동국제강의 최초 인수제안가와 현 시장가격간 격차가 무려 3000억원 이상 발생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은 무리한 인수에 따른 후폭풍으로 여지 없이 주가 급락을 맞이한 기업들을 올들어 수차례 봐왔다"며 "주주들이 이같은 우려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값 하락이라는 '체계적 위험'과 쌍용건설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 리스크 꼬리표 부착이라는 '비체계적 위험'이 동국제강 주가 반등을 그동안 제한해 왔는데 무리하게 인수를 강행했을 경우 감당해야 할 재무적 부담과 주주의 따가운 시선 역시 무시못할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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