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 막힌 차 영업소, 최악의 불황

입력 2008-11-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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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1, 2등급에만 승인

강남의 한 자동차 영업소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이모(39세)씨.

이씨는 요즘 점심식사 시간이 30분 빨라졌다. 영업소를 찾는 고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퇴근을 빨리 해도 아무도 눈치주지 않는다.

"고객들이 지갑을 쉽게 안 열어요. 영업소를 찾는 고객들도 줄었습니다. 연말에 실시하는 할인판매을 통해서도 판매량이 평소의 70%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자동차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직접 판매하는 영업소 역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평소 같으면 유가가 하락에다 차량 할인까지 있어 자동차 판매가 늘어야 되는데, 워낙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고객들도 차량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씨는 고객이 차량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로 할부금융이 잘 안 되는 것을 꼽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캐피탈사들은 금융위기로 신용등급이 1, 2등급이 아닌 고객에게는 할부금융을 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예전에는 부동산과 같은 재산의 가치로도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확실한 직장과 고정수입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한 캐피탈 업체 관계자는 "캐피탈 업체는 일반 은행처럼 고객이 돈을 맡기면 그것으로 대출을 해주는 구조가 아니라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와 대출을 해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경기 때는 소수에게 대출을 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예전 같으면 신용등급이 낮아도 보증인을 세운다거나 하면 할부금융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이것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따라서 현금이 없으면 차를 구입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씨는 기업들이 힘들어지면서 개인 고객보다 법인 고객이 줄어 판매가 더욱 급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예전에는 중대형차의 경우 개인과 법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6 대 4 정도였으나 요즘은 전체 물량은 준 상황에서 7 대 3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빅3의 붕괴 위험에다 국내 완성차 업계마저 유급휴업, 공장 가동 중단, 주말 특근 중단 등을 실시하면서 11월 자동차 판매 대수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씨는 "실제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눈에 띄게 줄었고, 요즘 같아서는 영업소도 휴업에 들어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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